[아시안컵] '격노' 홍준표 대구시장 "거주조건 위반한 클린스만, 위약금 달라지도 마"

권수연 기자 2024. 2. 1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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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아시안컵을 마치고 공항으로 입국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 클린스만 감독ⓒ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한 주나 앞당겨진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미국행은 격노한 한국 여론에 재차 기름을 부었다.

지난 11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거주지인 미국으로 전날 출국했음이 알려졌다. 귀국 일정조차 미정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오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준결승에서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귀국했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취재진에 "다음주께에 휴식 차 자택으로 돌아가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이른 일정인 지난 10일,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밝혀지며 또 한번 공분을 샀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해 2월, 한국 축구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은 당시에도 불투명한 시스템으로 인해 축구팬들의 빈축을 샀다. 

한국 축구 대표팀 클린스만 감독ⓒ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그에 대한 여론 악화는 7월부터 급격하게 진전됐다. 특히 국내 대표팀을 지도하면서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자택으로 건너가 소위 '재택근무'를 하며 지속적인 잡음을 만들어냈다. 지난 해 6월 A매치를 치른 후 한 달 간 해외 휴가를 떠나 팬들에게 비난을 받는가 하면, 8월에는 본인의 생일을 이유로 들어 또 한번 출국길에 나서기도 했다. 그 외에도 대표팀 기량 파악 등을 명목으로 유럽 리그 관전을 위해 출국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며 '한국 대표팀'과의 동행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통칭 '제멋대로'인 클린스만의 행보와 이를 제지하지 못하는 축구협회의 안일함이 겹쳐 빚어낸 촌극에 축구팬들과 더불어 여야, 전문가, 해외 언론까지 한 목소리로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클린스만호는 아시안컵 조별리그전부터 불안한 전망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대부분 호성적이 나왔어도 선수 개개인의 기량으로 완성했을 뿐, 클린스만 감독의 이렇다 할 전술은 보이지 않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아시안컵 결승에 실패하자 허탈해한다, 연합뉴스

특히 지난 달 25일, 카타르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기록한 말레이시아전 3-3 무승부에서는 축구팬들의 분노가 절정에 달했다.

손흥민(토트넘), 정우영, 황인범(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조규성(미트윌란), 조현우(울산) 등의 전력과 상대 전력 차로 봤을 때는 사실상 말레이시아의 승리나 다름없던 경기였다.

경기 후 커뮤니티를 통해서는 지난 해 9월 요르단 골키퍼인 아메르 샤피가 한국팀을 두고 한 발언이 재조명 받기도 했다.

아메르 샤피는 "한국은 상대하기 쉬운 팀"이라며 "손흥민, 김민재 등 유럽 리거들이 많지만 팀 구성 능력은 마치 올스타전에 나서는 팀처럼 느껴진다"며 허술한 조직력을 저격한 바 있다. 이어 그는 "손흥민과 김민재의 개인 능력은 훌륭하지만, 메시가 있다고 해서 항상 승리하는 것도 아니"라며 개개인의 능력치가 출중한 것 만으로는 결코 팀스포츠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말레이시아전에서 동점 프리킥을 차는 한국 축구 대표팀 이강인, 연합뉴스

이 때문에 한국 축구 대표팀은 '좀비축구'라는 웃을 수 없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리고 지난 7일 오전에 열린 준결승전에서는 요르단에 0-2로 충격패하며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이 끝내 불발됐다.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인해 결장하며 수비가 무너진 한국 대표팀은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조현우가 분전했지만 팀 패배에 빛이 바랬다. 

졸전을 지켜 본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해임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난 어떤 조치도 생각치 않았다"며 딱 잘라 사퇴 의사를 거부했다. 이어 "한국으로 돌아와 아시안컵을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클린스만 감독ⓒ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와 아시안컵을 분석한다"는 말과 다르게 입국하자마자 이틀도 안되어 미국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에 기름을 부었다.

대표팀이 입국할 당시 공항에는 분노한 축구팬들이 모여들어 클린스만 감독에게 엿 사탕을 던지는 등 격렬한 항의 의사를 표했다.

이와 같은 맹렬한 비판에 휩싸였음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시종일관 웃는 낯과 더불어 개인적인 행보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1일, 본인의 SNS 계정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이) 거주조건을 위반했으니 위약금을 달라고 하지도 못하겠다"며 "위약금 문제는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책임지고, 이 참에 화상전화로 해임통보해라"며 불편한 심기를 직설적으로 표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미국 간 김에 제발 돌아오지마라"며 "감독 자질도 안되면서 한국 축구만 골병들게 하지마라. 생각할수록 괘씸한 사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8일에도 SNS를 통해 "일부 언론 보도대로 약정이 그렇다면 위약금이라도 주고 (클린스만 감독을)해임하라"며 "무능과 무기력이 입증된 감독에게 차기 월드컵까지 지휘봉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편, 2023 AFC 아시안컵을 준결승으로 마친 한국 대표팀 선수단은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등 유럽 리거들이 각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축구협회는 오는 3월 A매치를 대비해 설 연휴 이후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국가대표팀 운영 전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으로 건너간 클린스만 감독의 참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사진= MHN스포츠 DB,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 SNS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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