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정부 대책은 대안이 될수 없어…잘못은 정치인들이"

최경진 2024. 2. 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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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필수의료 기피 연결고리 없어
국민 건강·보험 재정·이공계 이탈 고려해야
의사단체 반정부 단체 몰아가는 정부 규탄
의사, 환자들 생사고락 함께하는 사람들
적대심 가지기보다 반발 이유 지켜봐주길
▲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지난 6일 2025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의사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집단행동을 예고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의결했다. 의협의 투쟁을 이끌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에게 각오와 반발 이유, 필수 의료 분야 기피 현상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Q. 의사들의 반발이 강한 만큼 정부의 압박도 거센데 중책을 맡았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A.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한다고 발표한 것은 저희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들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한민국 의료시스템과 교육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한 절대 의사 수 증원은 의사들이 제시했던 필수 의료 기피 문제, 지역 의료 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없다. 그런 해결할 수 없는 대안을 정부는 정책이라고 제시를 했다. 의사들이 제시했던 문제와 정부가 제안한 정책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또 정부의 이러한 일방적인 발표는 현재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라든지 향후 국민 건강, 건강 보험 재정, 이공계 이탈 문제 등 모든 부분에 대한 어떠한 고려 없이 진행됐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들은 이런 부당하고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전문가 단체로서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국민께도 의사들의 뜻을 전달하고 현 정책의 문제점들이 뭔지 소상히 밝혀나갈 것이다.


Q. 그렇다면 필수 의료 분야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A. 필수 의료 기피와 지방의료 소멸의 문제는 수차례 언론 인터뷰도 하고 논의했던 사항들이다. 그들이 (필수 의료 현장을) 왜 떠나는지 왜 그 일을 회피하고 기피하고 안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답은 나와 있다. 그 답을 정부가 주지 않는 것이다. 답을 알면서도 해결책을 엉뚱한 방향에서 찾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것 아닌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꿈같은 이야기다. 개원 시장을 압박하고 규제함으로써 의사들이 개원 시장으로 가지 않고 필수·중증 분야를 선택할 거라는 환상적인 꿈은 버려야 한다.


Q. 일각에서는 의사들이 국민들의 생명을 볼모로 카르텔을 지키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의사들은 지금 현장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환자를 치료하는 사람들이다. 환자의 아픈 생명을 누구보다도 더 지켜드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의사다. 쉬는 시간도 없이 그렇게 많은 환자를 보는 것은 사랑과 대단한 사명감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동시에 의사들도 한 명의 사회인이고 가정이 있는 가장들이자 대한민국 국민이다. 의사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국민 생명을 볼모로 뛰쳐나가겠다는 프레임으로 자꾸 의사들을 옥죄고 규탄하고 그러나. 그게 결국은 프레임이다. 그런데 왜 이런 프레임을 현 정부에서도 똑같이 가져가는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가치를 건 정부 아닌가. 의사들은 아직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도 않았고 행동도 하지 않았음에도 정부는 왜 의사들이 의사 수 증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지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갑자기 면허권을 취소하고 행정명령을 내리고 파업하면 때려잡겠다는 것인가. 토끼몰이식 사냥 아닌가. 의사단체가 무슨 반정부 단체인가. 규제에 탄압하고 옥죄면 모든 게 해결되는가. 언제 대한민국 의사들이 국민 생명을 볼모로 의견을 개진했나. 국민 곁을 지키려고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응급실, 중환자실은 커버하면서 그래도 국민의 생명이 위태롭지 않게 하자고 최소의 인원을 동원해서 목소리를 냈을 뿐이다. 의사들이 이토록 분노하고 이 분노를 표시한 적이 사실은 많지 않다. 의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밤잠 못 자가며 환자의 생사고락을 같이하면서 최선을 다한다. 의사들에 대해 기득권이니 카르텔이니 이익 집단이니 왜 그렇게 표현을 하나. 그 사람들 누구보다 인생을 열심히 살아 의사가 됐다. 그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어떤 잘못을 했나. 잘못은 정치인들이 하고 있다.


Q. 소아과 오픈런이나 응급실 뺑뺑이 등 필수 의료 분야에서 제기되는 사회 문제에 대한 생각은.

A. 국민 입장에서 직장에 출근하기 전 소아과 오픈런을 하다 보면 의사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오픈런이 필요한 소아과 병원에 가보면 오전 10시부터 12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환자가 없다. 오후 5시 이후 어머니들 퇴근하실 때 환자가 몰린다. 소아과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소아과가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어놨지 않은가. 특정 시간 환자를 많이 보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어놓고 오픈런 현상만 보고 소아과 병원이 부족하니 더 만든다면 뻔히 망할 줄 알면서 누가 소아과 의사를 하겠나. 소아과 오픈런 때문에 의사 부족하다? 응급실 뺑뺑이 때문에 부족하다? 어불성설이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금 현재 중소 병원들 응급실은 경영이 안 되는 구조를 만들어 놓는 바람에 대학병원 응급실에 환자가 몰린다. 중증·경증 상관없이 그 많은 환자를 어떻게 다 보겠는가. 환자의 생명을 누구보다 중요시하는 의사가 태만해서 환자를 잃겠는가. 의사들에게 적대들을 가지기보다 왜 이런 문제에 대해 반발하는 지에 대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Q. 전공의와 의대생도 집단행동에 참여하나.

A. 전공의협의회에서 오늘 저녁 9시에 임시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의 결과에 따라서 이후의 행동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대생들은 의대생들의 마음에서 우러나면 움직일 것이다. 의대생들의 행동에 대해 기성세대가 지시할 수는 없다. 전공의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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