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4’ 미국이 한국보다 더 싸다?…또 국내 소비자 역차별 논란

옥기원 기자 2024. 2. 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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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에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 시리즈 갤럭시 에스(S)24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에스(S)24를 살 때 한국이 미국보다 더 비싸다고?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에스24 시리즈를 두고 내수·수출용 ‘역차별’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 소비자 역차별 문제는 새로운 갤럭시 시리즈가 출시될 때마다 단골손님처럼 등장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실구매가가 미국보다 비싼지 출고가와 지원금 등을 고려해 살펴봤다.

역차별 논란은 최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삼성의 ‘중고폰 보상금 지급 차별’ 문제 제기로 불거졌다. 새로 출시된 최고가 프리미엄 폰인 에스24 울트라를 구매하면서 갤럭시 제트(Z) 플립4(512G 기준)를 반납할 경우 한국에서 최대 보상금이 42만원이지만, 미국에서는 600달러(약 80만원)로 2배가량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 조건이라면 중고폰 반납제도를 이용해 미국에서 에스24 울트라를 사면 다른 할인·약정 조건 없이 700달러(약 93만원)에 구매할 수 있지만, 한국에선 123만원을 내야 한다.

다만 한국에서 자사 누리집 판매와 카드 사용을 늘리기 위해 삼성닷컴 할인(최대 2%)과 삼성카드 구매 할인(최대 10만원)을 별도로 제공한 점을 고려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미국에서 플립4 중고폰 지급 시 600달러 지원금 적용이 한시적 이벤트였고, 현재는 450달러를 지급하고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현재 에스24 울트라의 미국과 한국 구매가는 각각 113만원과 109만원으로 미국 구매가가 조금 더 비싸다. 다만 삼성이 한국에서 적용하는 추가 할인이 삼성카드 구매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할인이라는 점, 미국에선 3∼4년이 지난 오래된 삼성 중고폰 할인액이 더 크다는 점은 한국 소비자에게 불리한 부분이다. (실제 통신 3사가 치열하게 보조금 경쟁을 하는 미국에서 실구매가는 더 싸질 수 있다.)

미국과 한국 제품의 ‘부품 차별’ 논란도 있었다. 미국서 판매하는 에스24 기본과 플러스 제품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최강자인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 제품이 탑재됐고, 한국 제품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2400가 쓰였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활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제조 원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 두 제품 간 제조원가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에스22 시리즈에 탑재된 엑시노스2200가 발열 및 성능저하 문제가 불거졌던 점도 국내 제품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 온라인상에선 성능이 검증된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미국 제품과 엑시노스가 쓰인 한국 제품의 출고가가 같다는 건 역차별이란 의견이 나왔다.

업계에선 갤럭시가 나라별로 다른 부품을 탑재하고 있는 것은 삼성과 퀄컴의 내부 계약 문제로 본다. 익명을 요청한 스마트폰 부품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개발해 가는 과정에서 퀄컴이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삼성과 조건부 칩 개발·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폰 최대 시장인 북미 제품에 퀄컴 칩을 사용하는 계약 조건으로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한 해 판매량(2022년 기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은 1억2천만대로 중국(2억7천만대), 인도(1억5천만대) 다음으로 시장 규모가 크다. 다만 미국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는 약 780달러로 중국 450달러와 비교해 프리미엄폰 수요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역차별 논란에 대해 삼성전자는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엑시노스2400은 다양한 성능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이 검증된 제품이고, 개발비 및 국가별 판매비용 등을 고려해 나라별 출고가의 차이를 두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24 기본 및 플러스 모델은 미국 판매 제품만을 제외하고 유럽, 동아시아, 인도 등에 엑시노스2400을 탑재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구매가 차별과 관련해선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제품인 만큼 국가별 혜택 차이가 차별로 느껴지지 않도록 여러 사안 등을 고려해 출고가 및 할인 정책을 정하고 있다. 각국 통신사가 지원하는 공시지원금 및 요금 할인에 따라 단말기 실구매가가 차이가 나는 만큼 구매 전 조건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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