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 어깨 펴고 고향 가는데…‘성과급 0%’에 작년처럼 용돈 드리기 겁나요 [난 누구, 여긴 어디]

2024. 2. 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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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각 기업별로 지급한 성과급 규모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설 연휴를 맞이하는 직장인들의 표정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DS 부문 소속 한 직원은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매년 받던 성과급인데 올해 아예 나오지 않으니 타격이 너무 크다"며 "설에 조카들에게 용돈도 줘야 하는데 작년만큼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50%와 함께 격려금 200만원, 그리고 자사주 15주를 지급하는 '통큰'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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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전업계 성과급 격차에 표정도 대비
0% 삼성전자 반도체…격려금도 없어 ‘울적’
SK하이닉스는 격려금, TSMC 성과급 지급
LG전자, 설 앞두고 역대급 보너스에 화색
반도체와 가전업계 직장인들은 극명하게 엇갈린 성과급 규모 탓에 설 연휴를 맞이하는 표정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123RF]

[헤럴드경제=김현일·김민지 기자] “이번 설 연휴엔 겨우 쥐어짜서 부모님께 용돈 드릴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네요. 성과급 잘 받은 회사 직원들은 어깨 펴고 가서 개선장군 대우 받을 텐데요”(직장인 커뮤니티)

연초 각 기업별로 지급한 성과급 규모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설 연휴를 맞이하는 직장인들의 표정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산업 전반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반도체와 가전업계에선 회사별로 성과급 온도차가 뚜렷해 상반된 분위기를 띠고 있다.

‘성과급 0%’ 삼성 반도체, 귀성길 무거운 발걸음

초유의 0% 성과급이라는 결정을 통보받은 삼성전자 반도체 직원들의 명절 분위기는 울적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작년 한 해 발생한 조 단위 적자에 올해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작년 이맘때 삼성전자 DS 부문 직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은 최대치인 연봉의 50%였다. 줄곧 연봉의 절반을 성과급으로 받았으며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직원들이었다.

DS 부문 소속 한 직원은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매년 받던 성과급인데 올해 아예 나오지 않으니 타격이 너무 크다”며 “설에 조카들에게 용돈도 줘야 하는데 작년만큼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왼쪽)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공]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50%와 함께 격려금 200만원, 그리고 자사주 15주를 지급하는 ‘통큰’ 결정을 내렸다. 특히 하반기 격려금은 지난해 상반기 격려금(120만원)보다 더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임직원 사기진작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는 대만 TSMC 역시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에도 약 63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TSMC 이사회는 지난 6일 총 1001억8106만 대만달러(약 4조2386억원)의 2023년 연간 성과급을 승인했다. 지난해 말 대만 직원 수가 약 6만7000명인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1인당 평균 약 149만5200대만달러(약 6324만원)를 받게 되는 셈이다.

업황에 불어닥친 한파로 작년보다 소폭 줄어든 수준이지만 대만 TSMC 직원들은 성과급을 품에 안고 설 연휴를 시작하게 됐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이처럼 경쟁사와 대조되는 대우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달 31일 경계현 DS부문 사장을 찾아가 격려금으로 월급의 200%를 요구했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설 연휴를 맞게 됐다.

가전도 희비…삼성 “설에 성과급 질문 걱정”, LG “어깨에 힘”

가전 사업부에서도 희비는 갈렸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직원들은 다른 사업부와 비교해 낮은 수준인 연봉의 12%를 받게 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가전시장 소비가 되살아나지 못했던 점이 크다.

반면, LG전자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가전(H&A)사업본부 직원들은 기본급(연봉의 20분의 1)의 최대 665%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게 됐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연봉의 약 33%여서, 삼성전자 직원들보다 3배 가량 더 받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위)과 LG 여의도 트윈타워. [헤럴드DB]

LG전자 직원들의 사기는 높다. H&A 소속 A씨는 “업계가 불황이었는데도 실적이 잘 나와서 이만큼 보상받게 된 거 같다”며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설에 친척들 만날 때도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H&A 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30조1395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조원을 넘겼다. LG전자 실적의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세탁기와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한 전략이 통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삼성전자 직원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생활가전사업부 소속인 B씨는 “경쟁사보다도 낮고, 옆에 다른 사업부 동기들과 비교해도 성과급이 높지 않다 보니 솔직히 ‘삼성에서 우리 사업부가 핵심은 아니구나’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며 “설에 친척들이 성과급 관련해서 많이 물어보실 텐데 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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