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나...‘구글 무인택시’에 불지른 사람들
불꽃놀이 즐기던 군중이 습격
탑승객 없어···동기·원인 미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택시들의 인명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구글 무인택시 ‘웨이모’가 군중들의 습격을 받아 불타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지역을 운행하던 웨이모 자율주행 택시가 사람들의 습격을 받았다.
당시 거리에는 중국 설인 춘제를 맞아 불꽃놀이를 즐기던 사람들로 가득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한 사람이 주행 중이던 구글 웨이모의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보닛에 뛰어올라 앞유리를 깨뜨리자, 곧이어 수십명이 동참해 차에 낙서를 하거나 유리창을 깨기 시작했다. 한 목격자는 “정말 난폭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을 찍은 영상에는 거대한 검은 연기 기둥과 함께 화염에 휩싸인 차량 모습이 담겼다. 이 화재로 웨이모는 전소됐다. 소방당국은 누군가가 차량 내부에 던져 넣은 폭죽에서 화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웨이모 측은 “차량에 승객이 타고 있지 않아 부상자는 없었다”며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인차량에 대한 가장 파괴적인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군중들이 무인택시를 습격한 동기와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전에도 자율주행 택시의 운행을 방해하거나 차량에 억지로 올라타는 일이 종종 벌어졌으나, 차량이 전소되는 사건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 습격받은 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해당 사건의 심각성을 볼 때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의 무인택시 ‘크루즈’가 낸 인명사고 이후 점점 늘어나고 있는 대중들의 분노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8월 웨이모·크루즈의 샌프란시스코 내 무인 로보택시 운행을 허가한 바 있다.
하지만 크루즈는 긴급출동 중이던 소방차와 충돌하고, 시내 교차로에서 한 여성에게 중상을 입히는 등의 사고를 연달아 내면서 운행 허가가 취소됐다. 웨이모도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전거와 부딪히는 사고를 냈다. 자전거에 탄 사람은 가벼운 부상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모는 피닉스와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서부 3개 도시에서 무인택시를 운영 중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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