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춘제 폭죽놀이로 미세먼지 농도 6배로 치솟아...한국에도 영향
춘제(중국 설) 연휴 시작 전날이었던 9일 밤, 중국 전역에서 대규모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이날 랴오닝성 다롄시에서는 오후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도시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려 굉음과 함께 자욱한 연기가 도시를 뒤덮었다. 인도 위에는 붉은색 폭죽 잔해가 널브러졌고, 폭죽 상자에 수시로 불을 붙이는 통에 행인이 지나갈 수 없는 길도 허다했다. 공기 오염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니 오후 11시 다롄의 초미세 먼지(PM2.5) 농도는 ㎥ 당 478㎍(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이었다. 국내 초미세 먼지 ‘나쁨’ 기준인 75㎍/㎥의 6.4배 수준이다.
중국의 다른 지역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8시 30분 기준 중국 동북 지역인 하얼빈시의 미세 먼지(PM10) 농도는 726㎍/㎥, 초미세 먼지 농도는 569㎍/㎥를 기록했다. 이날 낮에는 100㎍/㎥ 이하였던 수치가 불꽃놀이 시작과 함께 6배 이상 치솟은 것이다. 지린시에서는 오후 11시 미세 먼지 농도가 980㎍/㎥까지 올라갔다.
중국의 올해 춘제 불꽃놀이는 코로나 이후 억눌렸던 수요가 터져나온 탓에 그 어느 때보다 규모가 컸다. 중국에선 대기오염과 화재 위험 때문에 1993년부터 대도시 도심 폭죽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명절 폭죽 사용을 국가 차원에서 전면 금지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26일 우리 국회 격인 전인대가 민심을 달래기 위해 폭죽 사용 금지 조치를 완화하면서 이번 춘제에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폭죽놀이가 살아났다.
중국의 전국적인 불꽃놀이는 한국의 공기 질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설 당일부터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의 초미세 먼지가 ‘나쁨’ 수준이었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서풍을 타고 국외 오염물질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먼지 농도가 올라간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과거 중국에서 폭죽을 터뜨릴 때 뿜어져 나오는 칼륨이 설 연휴 기간 한반도로 다량 넘어온 것을 국내 연구기관이 입증한 사례가 있다.
중국인들이 춘제 연휴 기간에 대대적으로 폭죽을 터뜨리는 것은 요란한 소리가 악귀를 내쫓고 복을 가져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춘제 때 터뜨리는 폭죽의 양이 개인이나 기업의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농촌에서는 춘제 때 몇 달 치 수입을 폭죽 장만에 쓰는 경우도 있다. 도시에서는 차들이 다니는 대로 옆이나 아파트 단지 앞에서 폭죽을 터뜨려 사고가 발생하거나 부상자가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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