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곳도 아닌 세곳서 돈 빌려, 돌려막기 하다 결국 연체”…‘빚 굴레 갇힌’ 다중채무자 역대 최대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4. 2. 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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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다 쓴 다중채무자들이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가운데, 대출을 받아 기존 빚을 갚아나가는 '돌려막기'가 한계에 달해 결국 원리금 상환을 하지 못해 연체하는 비율도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으로, 이는 직전 분기(448만명)보다 2만명 증가한 역대 최다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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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1.5% 2019년 3분기 이후 최고
DSR 70% 이상 118만명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 6.4%
교대역에 개인회생·파산면책 전문 법무법인 광고가 붙어 있다.[사진 = 연합뉴스]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다 쓴 다중채무자들이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가운데, 대출을 받아 기존 빚을 갚아나가는 ‘돌려막기’가 한계에 달해 결국 원리금 상환을 하지 못해 연체하는 비율도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으로, 이는 직전 분기(448만명)보다 2만명 증가한 역대 최다 수준이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1983만 명)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2.7%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전체 대출 규모와 1인당 평균 대출액은 568조1000억원과 1억2625만명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4조3000억원, 160만원 감소했다.

다중 채무자의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한 대출 비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1.5%로 추정됐다. 이 역시 2019년 3분기(1.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58.4%로 전분기(61.5%)보다 3.1%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월 소득의 60% 가까이를 대출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SR이 70%가 넘는 다중채무자들도 전체 다중채무자의 26.2%(118만 명)에 달했다. 각종 공과금과 세금 등이 소득의 30% 가까이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이 대출 원리금과 세금 등을 내고 난 이후 소비 여력은 거의 없는 셈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말 공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소비 임계 수준을 상회하는 고(高)DSR 차주가 늘어날 경우, 이는 차주의 소비성향 하락으로 이어져 장기에 걸쳐 가계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다중채무자 가운데 저소득·저신용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취약 차주는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다중채무자를 의미한다. 이들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자 가운데 6.5%를 차지했다. 직전 분기(6.4%)보다 0.1%포인트 늘어 비율이 2020년 3분기(6.5%) 이후 3년 만에 최대 기록을 세웠다.

3분기 말 현재 취약 차주의 평균 DSR은 63.6%였고, 취약 차주 중 35.5%(46만명)의 DSR이 70% 이상이었다.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 차주 대출액의 65.8%(63조4000억원)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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