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 vs 소상공인 vs 데이터…제4인뱅 각축

유은실 2024. 2. 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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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심사 문턱 완화, '특화은행' 목표
U뱅크 '개인' 위한 은행…소상공인 인뱅도
핵심은 '재무안정성'…주주구성 물밑 작업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국내 ‘제4인터넷전문은행’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현대해상·렌딧, 한국신용데이터, 소상공인연합회 등 세 곳이 뛰어들었다. 그간 재무적 안정성을 채워줄 ‘대어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현대해상이 U-Bank 연합군에 합류하면서 제4인터넷은행 흥행에 관심이 쏠린다. 각 컨소시엄은 특화 은행에 문턱을 낮춰주겠다는 금융당국 정책 방향에 맞춰 각자의 특장점을 내세웠고, 대형 금융사들과 협력 방향도 지속 모색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현대해상·핀테크 연합 ‘초개인’ 인뱅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U-뱅크 컨소시엄은 한국신용데이터(KCD뱅크),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소소뱅크)에 이어 제4인터넷은행에 출사표를 던졌다. U-뱅크 컨소시엄의 특징은 ‘다채롭다’는 것이다.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중 하나인 현대해상을 비롯해 렌딧(중금리 대출 핀테크),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운영 핀테크), 트레블월렛(외환 전문 핀테크), 루닛(의료 AI 기업) 등이 참여한다.

현대해상은 과거 제3인터넷전문은행 모집 당시에도 뛰어들었을 정도로 인뱅에 관심이 많은 보험사다. 이번 컨소시엄에선 서비스 전반에 관한 협업 및 내부통제 등 서비스 안정성을 제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렌딧은 신용 평가 모형, 금융 시스템 개발 등 기술 부문을, 자비스앤빌런스와 트레블월렛은 각각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국내외 결제 시스템을 전담한다.

U-뱅크는 최근 컨소시엄 홈페이지를 열고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라는 지향점을 공개했다. 사명인 U-뱅크는 ‘당신을 위한 은행’이라는 뜻을 담았다. 특히 신용평가모형 차별화를 통해 시니어·소상공인·중소기업·외국인에 집중한다. 고령화 사회 진입과 더불어 체류 외국인 증가라는 환경 변화에 맞는 금융서비스 개발할 계획이다. 앞으로 추가 플레이어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U-뱅크 컨소시엄 참여사 관계자는 “주주 구성은 아직 열려 있는 상태”라며 “구성이 끝나는 대로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특화 인뱅 내세운 ‘소소뱅크’ ‘KCD뱅크’

앞서 인터넷은행 시장 출격 의사를 밝힌 소소뱅크와 KCD뱅크는 ‘소상공인 특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자금 조달의 필요성은 큰데 정작 기존 은행 체제에서 금융 서비스 이용에 한계가 있던 소상공인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경기 둔화, 고금리 때문에 자금수요가 급한 자영업자들의 대출 수요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은 작년 3분기 1052조원으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소소뱅크는 3곳 중 가장 빠른 예비인가 신청을 계획 중이다. 소소뱅크는 ‘찐 소상공인’들이 만든 인터넷은행이 특징이다. 소소뱅크 설립에 참여한 소상공인들이 소소뱅크 주주인 동시에, 은행 고객이기도 하다. 소소뱅크 이익금은 소상공인 금융환경 개선을 위해 재투자할 예정이다.

소소뱅크 관계자는 “소소뱅크는 소기업·소상공인이 연합해 만든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가 준비 중”이라며 “소상공인연합회 등 소상공인 관련 35개 단체가 모였는데, 업무 협약을 진행한 회원수가 약 850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주도하는 컨소시엄도 ‘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전문은행이 목표로 한다. 130만 사업장에 도입된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 중인 한국신용데이터가 주축인 만큼, 이 컨소시엄의 강점은 ‘영업 실적 기반을 둔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한국신용데이터가 추진하는 소상공인 특화 은행은 단골 비율 객단가 시간별 매출 분포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영업 역량을 입체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재무 건전성 확보 계획이 예비인가 획득의 키(key)라고 보고 있다. 인터넷은행 설립 관건으로 꼽히는 ‘재무 안정성’을 위한 물밑작업도 계속 진행 중이다. 한국신용데이터도 올해 내 예비인가 신청을 목표로, 현재 복수의 국내 금융그룹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당국은 새로운 인터넷은행 인가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기존 인가 요건인 자본금 요건, 자금조달 방안, 주주구성 계획, 사업계획 외에도 중금리대출 계획, 신용평가모델(CSS) 등을 인가 요건으로 검토하고 있다. 기존은행과 차별화할 수 있는 CSS를 구축해 중금리대출 등 인터넷은행의 도입 취지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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