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거주 3040 절반은 사회적 상승이동… “삶에 대한 만족도 상승으로 안 이어져”
경기도에 거주하는 3040 세대의 절반 이상이 부모보다 더 나은 직업 지위를 가지는 사회적 상승 이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성취가 삶의 만족도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기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세대 간 사회이동 및 지역이동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는 2023년 10월 30~40대 경기도민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72.5%는 수도권에서 청소년기를 보냈지만 이들의 부모는 고향이 수도권인 경우가 27.5%에 그쳤다. 3040 세대 경기 인구의 상당수가 다른 지역에서 태어나 수도권으로 이주한 부모 밑에서 성장해 경기도에 거주 중인 것이다.
현재 30~40대와 이들 부모(아버지)의 직업 지위를 비교한 결과, 응답자의 54.2%는 사회 상승 이동을 경험했다. 젊은 경기 인구의 절반 이상이 부모보다 더 나은 직업 지위를 성취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높은 삶의 만족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부모보다 더 나은 직업 지위를 성취한 경우 평균 생활 수준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96, 사회관계 만족도 평균은 6.54이었다. 이는 부모 직업보다 지위가 낮은 직업을 가져 하향 이동한 이들의 만족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다만 부모의 고향이 수도권이고, 응답자 역시 수도권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후 지금도 경기도에 거주 중인 경우 사회 이동이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이때 부모보다 나은 직업 지위를 성취한 3040 세대가 비슷한 지위에 머문 3040 세대보다 생활 만족도가 평균 0.59, 사회관계 만족도는 0.79 높았다.
연구원 측은 “부모 세대에 비해 나은 직업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지만 그 성취 자체가 삶의 만족도를 높이지는 않았다”며 “삶의 만족도와 사회 이동의 관계는 세대에 걸친 지역 이동 경험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근복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민 삶의 질을 높이려는 다양한 정책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사회 이동으로 대표되는 불평등 문제, 세대에 걸친 지역 이동 경험을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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