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1등인데 공모가가 겨우…설 직후 대박 노리는 공모주 슈퍼위크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4. 2. 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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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IPO(기업공개) 기업들이 줄줄이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13~15일 단 사흘 사이에 4곳의 기업들이 청약을 받는다. 1조5000억원의 대어급 IPO 종목인 에이피알에 맞서 소형 IPO기업들이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타고 얼마나 선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미용기기업체 에이피알은 오는 14~15일 이틀간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등 2개 증권사에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에이피알은 올해 첫 코스피 신규상장사가 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14만7000원에서 20만원이다.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기준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1조5169억원으로, 올해 첫 대어급이다.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사업자이나 상장된 후발 주자들의 밸류에이션에 비해 낮게 책정된 공모가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흥행이 예상된다.

에이피알과 원치 않은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된 IPO 기업들은 이에이트, 코셈, 케이웨더 세 곳이나 된다.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시가총액은 이에이트가 1890억원, 코셈 906억원, 케이웨더 696억원으로 세 곳을 다 합쳐도 에이피알의 5분의 1 수준이다.

3개 회사 모두 13~14일 청약을 받는다. 에이피알과 청약 날짜가 14일 하루 겹친다. 환불일이 16일이기 때문에 이들 소형 IPO 기업에 청약을 한 뒤 환불금을 에이피알 청약에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에이피알은 공모가가 주당 20만원이나 되는 고액 주식이어서 최소청약주수만 맞추더라도 계좌당 100만원씩이 필요하다. 균등 배정 물량이 5만주 밖에 되지 않아 비례 배정을 노리고 목돈을 준비하는 투자자라면 다른 소형 IPO 기업 청약에는 자금을 아낄 가능성이 있다.

당초 에이피알은 2월 1일부터 이틀간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청약을 불과 2주 가량 앞두고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청약 일정도 2주 가량 밀리게 되면서 청약 일정이 겹쳐버린 것이다.

대체적으로 소형 IPO 기업들은 사업성이나 재무적 측면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끌만한 포인트는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이트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업체이고 코셈은 전자현미경을 만드는 회사다. 케이웨더는 날씨 플랫폼 업체로, 비교적 인지도가 있다. 3개 회사 모두 인공지능(AI), 이차전지 등 현재 시장에서 핫한 테마와는 거리가 있다.

이에이트는 매년 수십억원 단위의 적자를 내고 있고 자본총계가 -66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케이웨더는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2억원, 8억원의 흑자를 내다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1억원의 적자가 났다. 코셈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5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가 매우 좋다는 점은 이들 IPO기업의 흥행 기대감을 높이게 하는 요인이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신규상장 종목 6곳의 상장 당일 종가는 공모가 대비 167.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의 ‘따상’(공모가 2배의 시초가에서 상한가) 수익률인 160%를 뛰어넘는 숫자다.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 상한선인 ‘따따블’(공모가 4배)을 기록한 공모주도 우진엔텍, 현대힘스 2곳이나 됐다.

실제 수요예측 결과를 봐도 이에이트가 631대 1, 코셈은 1267.6대 1, 케이웨더도 136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올해 1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은 239.5%를 기록하고 있는데 당분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지난해 파두,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 등 일부 대어급 IPO 가성공적으로 마친 이후 올해 처음으로 대어급 종목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대어급 IPO 종목의 추가 상장 추진 여부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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