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투자 빙하기'에도 돈이 몰리는 스타트업들은 어디?

심영구 기자 2024. 2. 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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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칼럼] (글 : 조민수 교수)


얼마 전 미국 전역에 몰아친 북극 한파로 인해 체감 온도가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면서 사망자가 80명 넘게 발생했다. 인류는 매년 기상 이변으로 인한 한파와 폭염, 대형 산불 등 심각한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이제 기후위기는 전지구적 문제이다. 탄소 중립에 대한 전 지구적 관심도가 계속 높아짐에 따라 기후 위기가 특정 지역에 국한된 사회환경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여러 나라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150여 개 국가가 탄소 중립 목표를 선언하였다. 이는 세계 경제의 92%, 인구의 89%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2021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하고, 2022년 "탄소중립·녹색성장 추진전략," 2023년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 방향성을 구체화하였다.


스타트업 업계에도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창업생태계 활성화의 주요 지표인 투자 성과는 이를 잘 보여준다. 중소벤처기업부 및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1~3분기 국내 누적 벤처 투자액은 7조 6,8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이는 2021년 투자액 13조 527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기업당 투자 유치 금액도 25억 9,000만 원으로 감소해 전년 동기 대비 6억 3,000만 원 줄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벤처투자도 뚜렷한 하향 곡선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창업생태계 컨설팅 회사 CB인사이트에서 발간한 '벤처현황(The State of Venture) 보고서 2023'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벤처투자 규모는 2,484억 달러로 집계돼 전년 대비 4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빙하기'라는 평가가 절로 나오는 이유이다.


하지만 이런 혹독한 투자 빙하기에도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은 오히려 투자유치를 확대하며 약진하고 있다. 기후 위기가 세계 주요국들의 정치·사회의 핵심 문제로 부상하면서 각국 정부가 강도 높은 탄소중립 목표치를 제시하자, 기업들은 그 기준에 부합하는 데 필요한 기후테크에 관심을 쏟고 있다. 더불어, 금융 시장에서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술투자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세계 450개 금융 기관의 탄소 배출 감축 프로그램을 위한 금융 연합체인 '글래스고 넷제로 금융연맹(Glasgow Financial Alliance for Net Zero, GFANZ)'이 발족하며 100조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임을 밝힌 것이다. 2023년 발간된 PwC 기후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침체로 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가 위축된 분위기에도 민간분야 투자 중 기후테크 비중이 11.4% 늘어났으며, 2023년 들어 기후테크 투자 비중이 전체 벤처투자 시장의 26%를 차지했다. 이는 시장 전체의 둔화와 분명 대조된다.

다른 방향과 속도로 두각을 나타내는 기후 스타트업들

높은 관심과 막대한 재원으로 기후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동안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도 터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23년 상반기 국내 태양광 발전소에 51회 출력 제한(발전량이 많아지는 시간대에 송·배전망이 이를 다 수용하지 못해 발전을 제한하는 것)이 발생하면서 민간 발전 사업자에 상당한 재산 피해를 입혔다.

재생에너지는 발전할 수 있을 때와 그러지 못할 때가 불규칙적이므로 필요한 때에만 발전하는 것이 어렵다. 재생 에너지의 발전 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에너지의 공급과 수요의 시차를 예견하지 못한 사고였다.

기후산업 내 기업들은 관련 자원의 우선 확보와 이용에 집중한 나머지, 효율성의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빈자리를 민첩성(agility)과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앞세운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채우고 있다.

한 국내 스타트업은 '가상발전소'라는 기술로 앞서 언급한 태양광 에너지 발전 운용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들은 태양광을 포함한 여러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IT 기술로 연결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력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관리하기 위한 정확도 높은 솔루션을 개발하였다. 기후산업의 성장과 함께 여러 형태의 재생에너지 발전소들이 늘어나자 그 이후를 내다보고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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