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층 마천루 싫어요"…초고층 재건축 거부하는 한강변 `알짜`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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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서초구 반포동 한강변 '알짜' 정비 단지 사이에서 '초고층 재건축'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앞서 서울시와 성동구는 지난달 성수1지구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최고 70층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허가했지만, 조합이 스스로 초고층 재건축을 거부한 것이다.
서울 한강변 주요 단지가 초고층 재건축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1기 신도시 일산·분당 등이 최고 70층대 재건축을 추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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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수 제한·분양 수 관계 없어"
서울 성동구 성수동·서초구 반포동 한강변 '알짜' 정비 단지 사이에서 '초고층 재건축'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규제를 풀어 최고 70층 재건축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작 재개발·재건축 조합은 이와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초고층을 지을 경우 가뜩이나 높은 공사비가 더 올라가기 때문이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이 '층수 결정의 건'을 총회 투표에 부친 결과 '49층 준초고층'에 과반 이상의 표가 몰려 '70층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앞서 서울시와 성동구는 지난달 성수1지구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최고 70층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허가했지만, 조합이 스스로 초고층 재건축을 거부한 것이다. 성수1지구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1026명(서면결의 포함) 중 523명(51%)이 '50층 미만 준초고층'에 표를 던져 '50층 이상 초고층'(487명·47%)을 앞섰다.
성수1지구 재개발은 성수동 일대에 아파트 2900여 세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성수 재개발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전용 84㎡ 조합원 분양가는 22억원·일반 분양가는 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수1지구 조합이 70층 재건축을 거부한 것은 70층 이상 초고층 설계로 재개발 진행 시 공사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반해 수익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재건축 최고 높이가 49층을 넘으면 해당 건축물은 건축법상 초고층 건축 규제를 적용받아 준초고층에 비해 공사비가 50% 이상 상승하게 된다. 반면 최고 층수를 70층으로 높인다고 해도, 일반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나진 않는다.
올 상반기 착공을 앞둔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도 최고 35층 높이로 재건축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 '35층 룰' 규제를 폐지했지만, 조합은 기존 설계를 그대로 고수하기로 했다. 공사비가 늘어나 실익이 크지 않고, 착공·입주 시기도 늦춰질 수 있다고 판단한 영향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최고 층수를 70층으로 풀어준다고 해서 일반분양 가구 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 조합이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건설업계에선 수도권 재건축 최고 층수 규제를 완화되더라도 아파트 공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한강변 주요 단지가 초고층 재건축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1기 신도시 일산·분당 등이 최고 70층대 재건축을 추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재건축 최고 층수 규제를 풀겠다고 하고 있지만, 재건축 시 세대당 분담금이 얼마만큼 필요할 것인지에 대해선 누구도 안내하고 있지 않다"며 "재건축을 추진하기에 앞서 사업 수지 분석이 이뤄지지 않으면 원활한 사업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 그룹도 수익성을 고려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사옥 최고 층수를 기존 105층에서 50층으로 변경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정부가 재건축 층수 규제를 풀어준다고 해도 일산과 분당 조합원들이 70층대 재건축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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