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비용만 300만원, 결혼하기도 겁난다”…허리 꺾이는 예비 신혼 “이런 현실에 애는 무슨”
결혼식의 꽃이라는 신부는 아이러니하게도 결혼식 준비에 ‘을’일 수밖에 없다. 주인공이 된 기분도 잠시 스드메(웨딩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를 선택할 때 쏟아지는 추가 비용에 대부분 “예스”라고 밖에 할 도리가 없는 탓이다.
올 가을 결혼을 준비하는 이모씨는 지난 7일 기자와 만나 “예비신랑과 정한 결혼식 예산에서 벌써 300만원이나 초과했다”고 하소연했다. 현 고물가 상황이 웨딩시장에서도 반영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미 오른 예식장비, 식대, 드레스 대여, 스튜디오 촬영비 등에 꼬리표처럼 계속 추가금이 붙는 탓이다.
항의를 하려다가도 일생에 한 번인 결혼식을 망치거나 혹여 피해가 갈까 참는 경우가 많다.
이씨는 “스튜디오 촬영에서 액자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그럼 사진 원본을 30만원이나 추가로 줘야 한다길래 원본에 액자가 포함된 비싼 패키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식”이라며 “액자 소재나 인화지에 따라 또 추가금이 붙고 웨딩드레스도 숍을 선택한 뒤 신상 드레스를 입으면 또 추가금을 내야 한다. 이게 꼼수가 아니고 뭐냐”고 지적했다.
특히 숍에 갓 들어와 처음으로 입게 되는 웨딩드레스일 경우 ‘퍼스트 웨어’ 드레스란 이유로 추가금이 수백만원에 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도 입어보지 않은 첫 드레스란 점에서 금새 예약이 잡힌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드레스 피팅비 뿐 아니다. 얼마 전 결혼식을 한 김모씨는 “식사하는 홀이 여러 개라 층을 옮겨 다녀야 한다고 하니까 30만원인 헬퍼 이모님 비용을 10만원 더 줘야 한다고 했다”며 “결혼식 전 신랑처럼 신부도 복도에 서서 하객을 맞느라 식전 드레스 한 벌을 더 입는다고 하니까 또 10만원을 추가해야 한다고 해서 이모님 비용만 총 50만원이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웨딩 메이크업도 마찬가지다. 신랑신부는 물론 혼주 메이크업도 여성의 경우 인당 30만원, 남성은 10만원 후반대가 대다수다.
김씨는 “아빠는 결혼식 당일에 조수 격인 사람이 베이스와 눈썹만 해주고 헤어 스타일링을 해주는데 17만원이나 받았다”면서 “엄마가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해줄 걸’이라고 아쉬워 하셨다. 분명 아티스트가 해준다고 했는데 엄마만 아티스트에게 메이크업을 받았다. 결혼식 당일에 경황이 없고 개혼이라 아무 것도 몰랐는데 결혼을 해보니 정말 돈이 줄줄 샜다”고 말했다.
장모씨는 “비슷한 시기에 같은 스튜디오에서 친구도 촬영을 했는데 이것저것 요구해 나보다 20만원이나 싸게 촬영한 걸 알게 됐다”며 “회사 일을 하면서 자세히 알아보기가 쉽지 않아 거기가 설명하는대로 계약했는데 너무 속상했다. 그 뒤부턴 일단 계약한 일은 뒤돌아 보거나 더 묻지 않는다”고 밝혔다.
올 여름 결혼 준비 중인 또 다른 이모씨도 “원하는 시간에 메이크업을 받을 수 없어 좀 더 시간을 당겼더니 아침 일찍 메이크업을 시작한다며 숍이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며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없는데 왜 더 비싼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웨딩업체에서 일하다 최근에 관둔 최모씨는 “결혼시장 자체가 결혼정보회사, 플래너 등과 업체가 촘촘하게 엮여 있어 시장 자체를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며 “결혼을 하려면 스드메 뿐 아니라 혼수, 예단예물, 심지어 결혼식 당일 리무진 업체까지도 다 연결이 돼야 한다. 복잡한 만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비용을 낮추긴 사실상 어려워 가격표시제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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