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신드롬에…'주름 쫙' 메디컬 에스테틱도 덕볼까

홍효진 기자 2024. 2. 12.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야흐로 '비만 치료제' 전성기다. 전 세계 비만 환자 수가 현재 약 10억명으로 추산될 만큼 '고요한 팬데믹'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2030년까지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100조원 메가 트랜드'로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활발하다. 이에 비만 치료제를 통한 체중 감량 이후, 주름이 늘고 피부가 처지는 증상을 개선하는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도 자연스레 수혜를 볼 수 있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고요한 팬데믹' 비만…치료제 전성기에 '메디컬 에스테틱'도 수혜?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고혈압, 심혈관 질환, 2형 당뇨병, 뇌졸중…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만병의 근원'은 비만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전 세계 비만 환자 수는 지난 50년간 3배 넘게 늘어나 현재까지 약 10억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비만재단 전망에 따르면 2035년 전 세계 과체중 인구는 40억명 이상, 비만 인구는 19억명이 넘는다. 그만큼 치료제 수요도 높다. 모건스탠리는 2030년까지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가 770억달러(약 100조원), 골드만삭스는 1000억달러(약 130조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만 신약은 이미 대중화된 '매스 마켓'을 타깃으로 한다. 대량 판매·대량 소비가 가능하단 뜻이다. 특히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와 '위고비' 같은 GLP-1 제제가 비만 치료제 시장을 장악 중이다. GLP-1 제제는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하는데, 이 호르몬은 체내 인슐린 합성 및 분비·혈당량 감소·위장관 운동 조절·식욕 억제 등에 관여한다.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등 국내 주요 제약사 역시 GLP-1 제제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비만약 경쟁'에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도 덩달아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보톡스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애브비는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름 제거 치료제 등으로 쓰이는 보톡스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애브비는 2020년 보톡스로 유명한 아일랜드 제약사 앨러간을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애브비는 보톡스 관련 사업 '보톡스 코스메틱스'와 '보톡스 테라퓨틱스'로 각각 7억1800만달러(약 9500억원), 7억7600만달러(약 1조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7% 높은 실적이다. 글로벌 시장 전문기관 마켓츠앤드마켓츠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 규모는 2023년 매출 154억달러(약 20조4700억원)로 추정되며, 2028년에는 259억달러(약 34조4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 주름도 펴줘" 메디컬 에스테틱 활성화…"해외 의료 관광도 긍정 영향"
/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

해외에선 이른바 '세마글루타이드 얼굴'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위고비 등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비만 치료제 복용으로 단기간 내 빠른 체중 감량으로 주름이 늘고 처지는 얼굴을 묘사한 표현이다. 이에 비만 환자 입장에선 체중 감량 이후의 미용적 관리로까지 관심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비만 신약이 미용적·사회적 요인도 크게 작용하는 만큼, 체중 감량 이후 피부 관리 등에 효과를 줄 수 있는 메디컬 에스테틱 제품 수요도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에선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 제테마, 파마리서치 등이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에 나서고 있다. 해당 제약사들의 제품은 약물을 주입해 지방을 개선하거나 피부 미백 및 피부 결 개선 등 효과를 목표로 개발됐다. 이 밖에도 에이피알, 동국제약, 지온메디텍, 이루다 등은 간편하게 피부 관리용 등으로 쓸 수 있는 홈 뷰티 디바이스를 개발, 판매하는 등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 분야가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는 국내에 한정적인 시장이라기보다는 해외시장을 노리는 목적이 더 크다.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한국으로 넘어오는 의료 관광 등의 영향으로 시장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비만 치료제의 경우 위고비 등 크게 히트한 약물이 국내에 하나하나 제대로 들어오기 시작한다면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도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특히 한국의 경우 메디컬 에스테틱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편이고 기술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며 "빅파마들과 국내 제약사에서 앞다퉈 비만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데다, 비만 치료의 경우 환자 입장에선 미용적인 목적으로 접근하는 면도 크기 때문에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은) 충분히 도전할 만한 시장"이라고 전망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