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매운맛' 아이오닉5 N…내연기관 탈 쓴 전기차

박찬규 기자 2024. 2. 1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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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사진=박찬규 기자
놀라웠다. 분명 전기차를 탔는데 고성능 내연기관차를 모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멋진 배기 사운드는 물론 변속할 때 덜컥거리는 느낌까지. 현대차가 작심하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이오닉 5 N 얘기다.


잘 조련된 경주마의 느낌


아이오닉 5 N은 폭발적인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거침없이 쭉쭉 치고 나간다. 꽤 급격한 코너도 불안함 없이 돌아 나가며 멈춰 서는 것도 여타 전기차와 달리 경쾌하다.

최고출력 282kW, 최대토크 390Nm의 후륜 모터와 최고출력 166kW, 최대토크 350Nm의 전륜 모터가 합산 448kW(609마력)의 최고출력과 740Nm(75.5kgf·m)의 최대토크를 낸다.

일정 시간 동안 출력을 크게 높여 최대 가속 성능을 발휘하는 모드인 'N 그린 부스트'(NGB)를 이용하면 모든 에너지를 가속하는 데만 집중하면서 10초 동안 더 강한 힘을 낸다. 가슴을 압박하는 정도가 훨씬 세진다.
아이오닉 5 N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NGB모드에서 아이오닉 5 N의 합산 최고출력은 478kW(650마력), 최대토크가 770Nm(78.5kgf·m)로 증대된다. 이 모드에서는 3.4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도달할 수 있다.

아이오닉 5 N에는 가혹한 트랙 주행 상황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혁신적인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이 적용된 것으로 헤드램프 아래쪽 디자인을 공기가 추가로 유입될 수 있도록 변경해 냉각 면적을 늘리고 모터와 배터리 각각에 강화된 냉각 장치를 배치해 전반적인 냉각 성능을 높여 트랙 주행 중 성능 저하를 최소화했다.

브레이크는 전륜에 직경 400mm의 디스크와 4피스톤 모노블록 캘리퍼가 적용됐다. 언더커버 디퓨저, 냉각홀 등을 통해 공기 흐름을 최적화함으로써 공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제동 시 냉각 성능을 높였다.

회생제동량이 최대 수준으로 극대화된 'N 브레이크 리젠'(N Brake Regen) 시스템도 적용돼 일반 브레이크의 사용을 줄이면서도 전반적인 제동성능을 높였다. ABS가 작동하는 상황에서도 회생제동이 걸린다.


재밌는 기능으로 무장한 아이오닉 5 N


아이오닉 5 N 1열 시트는 몸을 단단히 잡아준다./사진=박찬규 기자
아이오닉 5 N은 흥미로운 기능으로 무장했다. 분명 전기차임에도 내연기관 스포츠카의 핵심 요소를 담아냈다. 가상 변속 시스템 'N e-시프트'와 가상 사운드 시스템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NAS+)가 대표적인 즐거움의 요소다. 운전대 오른쪽 아래 위치한 N 버튼을 누르면 활성화된다.

N e-시프트는 모터 제어를 통해 내연기관차의 변속 느낌을 주는 기능이다. 가속할 때 고성능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변속 충격과 변속감을 느낄 수 있다. 계기반에는 가상의 엔진 RPM과 기어 단수가 표시된다. 운전대에 붙어있는 패들시프터를 통해 수동 변속도 가능하다.

이 기능과 함께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는 한 차원 진화한 가상 사운드 시스템으로 마치 내연기관 고성능 스포츠카를 탄 듯한 느낌을 준다. RPM, 속도, 토크 등의 주행정보를 바탕으로 총 10개의 스피커(내부 8개, 외부 2개)를 통해 차 내부는 물론 외부에도 가상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에는 총 3가지의 주행 사운드가 있다. '이그니션'(Ignition) 모드는 내연기관 N 차종의 2.0 터보엔진 사운드를 계승해 가상의 RPM 및 토크와 일치하는 엔진 사운드를 제공한다.
아이오닉 5 N 뒷좌석은 넉넉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에볼루션'(Evolution) 모드는 RN22e와 N 2025 그란투리스모의 사운드를 계승한 고성능 전기차 전용 사운드며 '슈퍼소닉'(Supersonic) 모드에는 제트기 소리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사운드를 적용해 음속 돌파 시 발생하는 소닉 붐 사운드를 변속음에 구현했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수밖에 없는 고성능 전기차라는 점은 충전에도 신경 써야 했다. 아이오닉 5 N은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이 적용돼 800V 초급속 충전 인프라는 물론 일반 400V 충전기 사용도 가능하다. 800V 초급속 충전 시 18분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차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탑재됐다.


겉보기부터 다른 아이오닉 5 N


아이오닉 5 N 완속 충전 장면./사진=박찬규 기자
아이오닉 5 N은 스포티한 느낌을 극대화하는 디자인 요소와 성능 향상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전면부는 냉각 성능을 높이는 N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공력성능을 강화하는 에어커튼 및 에어 플랩이 적용됐다. 측면부는 기본차 대비 20mm 낮아진 전고와 더불어 앞 범퍼부터 사이드실까지 이어지는 EV N 전용 루미너스 오렌지 스트립이 적용됐다.

후면부에는 기본차 대비 약 100mm 길어진 N 전용 리어 스포일러와 에어 아웃렛, 리어 디퓨저가 적용돼 최적의 공력성능을 구현했다.

실내는 스티어링 휠, 시트, 도어스커프, 메탈 페달 등에서 N 브랜드 디자인 요소가 적용됐다.

N 전용 스티어링 휠은 혼 커버에 N 브랜드 로고가 적용됐으며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주행 모드를 각각 설정할 수 있는 2개의 N 버튼이 탑재됐다.
아이오닉 5 N 프론트 브레이크는 4피스톤 캘리퍼가 적용됐다. /사진=박찬규 기자
N 라이트 버킷 시트는 측면 볼스터 부분을 강화함으로써 급격한 코너링 중 강한 횡가속도가 발생하더라도 운전자의 몸을 단단히 잡아주면서 안정감을 준다. 시트포지션은 기본 모델 대비 20mm 낮췄다. 통풍 기능도 추가돼 최적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했다.

아이오닉 5 N은 다양한 친환경 및 재활용 소재를 내장 곳곳에 사용했다. 도어 트림과 콘솔 커버에 유채꽃,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 성분이 사용된 페인트를 적용했으며, 한지의 느낌을 살린 페이퍼렛 소재를 도어 가니시에 사용했다.

이와 함께 타이어에서 추출한 원료가 사용된 재활용 페인트를 도어 핸들과 도어 스위치 등에 적용하고 시트에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를 활용한 알칸타라를 사용했다.


당장 서킷에서 달려보고 싶은 차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가속감은 안정적이면서 매우 강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모터스포츠 경험을 기반으로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차종인 만큼 날카로운 핸들링 성능이 즐거움을 더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에 '전륜 스트럿 링', '서브프레임 스테이' 등을 적용해 전반적인 차체 강성을 강화했으며 후륜 휠하우스 안쪽의 차체를 보강해 기존 아이오닉 5 대비 비틀림 강성을 11% 높였다.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반응하는 아이오닉 5 N.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전기차라는 특성을 살려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한 점은 큰 매력이다. 게다가 아이오닉 5의 편의성을 고스란히 활용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넉넉한 뒷좌석과 트렁크는 차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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