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라파 공격' 예고에 하마스 '인질협상 중단' 경고… 네타냐후 강행 의지

김현 특파원 2024. 2. 12.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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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고위당국자 "라파 지상작전 인질 교환 협상 무너뜨릴 것"…주요 아랍국가 우려
바이든, 네타냐후와 통화 갖고 민간인 대피계획 강조…네타냐후는 고집 꺾지 않아
11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마지막 피란처인 라파 지역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을 예고한 가운데 병력이 집결을 하고 있다. 2024. 2. 11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국경 도시 라파 공격을 예고하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1일(현지시간) 공격 실행시 인질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민간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라파 공격이 진행돼선 안 된다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CNN방송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당국자는 이날 자체 방송 채널인 알아크사TV에 이스라엘군의 라파 지상 작전은 인질 교환 협상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및 인질 협상을 중재했던 이집트도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인도주의 통로 폐쇄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며 평화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9일 하마스의 완전한 소탕을 위해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이 불가피하다며 라파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하마스의 4개 대대 공격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라고 명령했다. 또한 본격적인 라파 진입 작전에 앞서 민간인 대피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라파는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주요 관문인 동시에 이스라엘의 지상전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팔레스타인 피란민이 머무는 곳이다.

가자지구 전체 인구 240만명의 절반이 넘는 약 140만명이 이곳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만약 이스라엘군의 라파 지상작전이 본격화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지난 96시간 동안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이스라엘 출신 인질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알카삼 여단은 성명에서 중상을 입은 인질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에 비춰 볼때 그들의 상태가 더 위험해지고 있다"면서 "부상자들의 생명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이스라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간 휴전 협상에 관여해 온 중동 지역의 주요국들은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작전에 대해 강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이스라엘의 계획이 "더 많은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고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고, 사우디아라비아도 "매우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타르와 이집트 역시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3.10.1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회담을 갖고 라파 군사작전이 100만명 이상의 피란민들의 안전과 지원을 보장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고 실행가능한 계획 없이" 진행돼선 안 된다는 견해를 재확인했다고 미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밝혔다. 사실상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하마스에 억류된 남은 인질들의 석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 대해 논의했고, 가능한 한 빨리 모든 인질들의 석방을 확보하기 위해 협상의 진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라파 지상 작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방송된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라파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전쟁에서 지고, 하마스를 거기에 (그대로) 두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 협상 중단 가능성과 관련해 "저는 그들(인질)들을 빼내기 위한 모든 노력을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그것은 압박이 필요하며, 압박은 다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하마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 4자 회의에서 휴전안을 받고, 135일간 3단계 휴전과 인질 및 보안 사범 석방을 골자로 한 역제안을 했다. 또 이집트에 협상팀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 철군이 포함된 하마스의 역제안을 거부하고, 하마스 소탕과 인질 석방, 가자 지구발 안보 위협 제거 등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에 따르면, 하마스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적인 테러를 감행하면서 1200명을 살해하고 최소 250명을 납치했다.

지난해 11월 일주일간의 휴전 기간 동안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약 24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는 대가로 100명 이상의 이스라엘 및 외국인 인질들을 석방했다.

이스라엘은 130여명의 인질이 아직도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다고 보고 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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