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영상으로 만나는 '미술로 보는 세상' ⑦ 신윤복의 에로티시즘과 엿보기
[※ 편집자 주 = '미술로 보는 세상'은 미술 작품을 통해 당시 화가가 살아갔던 시대상과 현재 세상 곳곳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연재물입니다. 연합뉴스 K컬처팀은 기존 연재물을 영상으로 확장한 크로스 미디어형 콘텐츠인 <영상으로 만나는 '미술로 보는 세상'>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미술 이미지는 영화, 광고 등을 넘어서 메타버스와 가상·증강현실까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K컬처팀은 미술 이미지를 통해 생각의 탄생과 사유의 확장을 표방하는 지식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노석준(전 고려대 외래교수) RPA 건축연구소 소장과 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영상예술학 박사)의 도움으로 제작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조선 후기 대표적 화가인 신윤복(申潤福)은 늘 금기에 도전하는 혁신적 인물이었습니다. 당시 조선시대 제도권 안에서 에로티시즘을 표방한 화가는, 그것도 여성을 주인공으로 그린 화가는 신윤복이 유일합니다."
'미술로 보는 세상' 칼럼 저자 연합뉴스 도광환 기자는 신윤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도 기자는 이어 "신윤복의 대표작 중 하나인 '단오풍정'은 단옷날 계곡에서 여성들이 목욕하거나 머리를 만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며 "은밀한 모습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그린 그림은 없다"고 말했다.
도 기자에 따르면 이 그림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그림의 왼쪽 상단 나무 아래를 보면 동자승 혹은 청년 스님으로 보이는 두 명의 남성이 계곡을 훔쳐보고 있는 장면이 있다. 더욱더 풍부한 스토리텔링을 가진 작품이다.
신윤복은 풍속화만 그린 게 아니고 여성을 주인공으로 그리는 작업을 했던 조선조의 유일한 화가다.
이에 대해 노석준 RPA 건축연구소 소장도 "'단오풍정'의 동자승 '엿보기(peeping)' 장면을 보면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내밀한 모습을 훔쳐보는 욕망이 당시에도 존재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며 "현대인은 SNS를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훔쳐보는 욕망을 해소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한때 SNS를 굉장히 열심히 했던 적이 있다"며 "지인들이 내가 SNS에 나의 일상을 올리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냐고 묻길래 그곳이 나의 안부가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만큼 훔쳐보기의 욕망을 실현해 준 곳이 SNS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도 기자는 "신윤복은 에로티시즘뿐 아니라 서화에도 능한 혁신가였다"며 "그가 남긴 '미인도'가 당시로서는 대단히 파격적이라서 후대의 많은 창작자에게 그가 여성으로서 자신을 그린 자화상이 아니었는가 할 정도로 영감을 많이 준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미인도'는 신윤복이 그림 위에 썼던 시문(詩文)으로도 유명하다.
"가슴에 그득 서린 천변만화의 봄기운, 붓끝으로 능히 인물의 참모습을 나타내었구나(盤胸中萬化春 筆端能與物傳神)." 이 시문은 그림의 제목뿐 아니라 자신에 그림에 대한 신윤복의 찬가라고 볼 수 있다.
'미술로 보는 세상' 출연진은 신윤복이 그림을 통해 시대를 담았고 엿보기라는 인간의 본성을 현대인에게도 공감할 요소로 표현한 사실에 모두 깊이 공감했다. 그의 작품이 아직도 진행형으로 시대를 담아낸 성찰을 준다는 것.
도광환 기자는 신윤복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바람의 화원'의 유명한 대사를 인용했다.
"그린다는 건 그리워하는 것입니다. 그리움은 그림이 되고 그림은 그리움을 부르지요."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제작총괄 : 도광환, 진행 : 유세진·도광환·노석준·석수선, 촬영 : 김민규·유준하·이수아, 웹 기획 : 임소연, 자료조사 : 권순,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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