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되고 문재인은 안되냐”…민주당 친명·친문, 공천 놓고 대충돌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의 말 한마디가 친문(친문재인)-친명(친이재명) 갈등의 불쏘시개가 됐다. 친명계는 공감하는 등 말을 보탰고, 이름이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노영민·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친문계는 반발했다.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입’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8일 BBS 라디오에서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킨 건 결국 우리 민주당이 패배했기 때문인데, 그러면 민주당 모두의 책임”이라며 “‘누구부터 책임을 지울 것이냐’를 다시 파헤쳐서 따져 묻는 것이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인들 못하겠냐만, 누군들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고 일침을 가했다.
고 최고위원은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 ‘명문(明文) 정당’, ‘용광로 정치하겠다’고 국민 앞에서 말씀하셨다”며 “본인들께서 명문 정당과 용광로 정치를 말씀하신 만큼 지금의 사안을 정리할 수 있는 건 이 대표밖에 안 계시지 않나. 그래서 좀 정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도 같은 날 MBC 라디오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전임 정부에게만 묻는다? 그렇게 해서 얻는 득이 뭐가 있을까”라며 “대선 패배가 문재인 대통령 탓인가, 아니지 않을까”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이재명은 되고 문재인은 안 되는 상황이 이상하지 않느냐”라며 “이런 부분은 당 지도부가 나서서 정리해야 되는 것 아니냐. 당의 단합과 단결을 해치는 문제가 있다면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설득하고 정리를 해야 한다. 지지층의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데 그걸 왜 두고 보냐”고 꼬집었다.
이 대표와 35년 이상의 친분이 있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스스로도 ‘내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된다’고 하셨지만 한편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거 아니냐. 그런 측면에서 책임이 있다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며 “부동산 정책 또는 조국 사태 또는 일방적인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들 이런 걸 지적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게 특정한 어떤 분들을 지목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생각이 굉장히 크지 않냐. 과거에 민주당 주류적인 입장에 있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분들이 책임을 져야 된다하는 이런 의견이 굉장히 크다”고 덧붙였다.
5선의 안민석 의원도 지난 8일 YTN 라디오에서 “정치는 염치가 있어야 되지 않겠냐. 국민이 준 촛불 정권을 지속시키지 못하고 검찰 정권에게 넘겨주는 정말 비통한 현실에서 최소한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책임을 지는 게 염치 있는 일”이라며 “(문재인)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출마한다면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고 임 위원장의 말을 거들었다.
안 의원은 “정권을 뺏긴 것은 역사적인 죄를 지은 것”이라며 “저도 책임이 있고 민주당 국회의원들 다 책임이 있고 그렇지만 공통 책임은 무책임이다. 문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모셨던 비서실장 그런 분들은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당사자인 임 전 비서실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여기서 더 가면 친명이든 친문이든 당원과 국민들께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며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양산 회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단결을 필승이고 분열은 필패다. 치유와 통합의 큰길을 가주시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서 한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의원은 “임 전 실장과 추 전 장관이 서로 물어뜯는 것도 이해가 잘되지 않는다”며 “추 전 장관이 윤석열 정권 탄생에 책임이 있는 것도 맞지 않나. 왜 본인은 아니라고 임 전 실장에게 화살을 돌리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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