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아, 이렇게 생겼구나" 특별한 졸업 앨범
[뉴스데스크]
◀ 앵커 ▶
학창 시절의 추억이 담긴 졸업 앨범, 다들 간직하고 계시죠.
그런데 시각 장애인들은 어떨까요.
볼 수가 없으니 친구들 얼굴을 사진으로 회상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한 특수학교에서 시각 장애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앨범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유서영 기자가 그 졸업식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시각 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인천의 한 특수학교, 초등학교 6학년생들의 졸업식 날입니다.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특별한 졸업 앨범을 나눠줍니다.
손으로 만져보면서 누구인지 알아봅니다.
[윤효원 (담임 교사)-김다야나] "<누구일 것 같아? 만져봐.> 아, 기리 오빠네."
졸업생의 얼굴 윤곽, 머릿결의 모양을 올록볼록 표현해냈습니다.
잘 도드라지지 않는 앞모습 대신 입체적인 옆모습을 담았습니다.
[홍예준/14살, 초등부 졸업] "'입체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 자체를 해보지 않았는데, 이렇게 입체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저는 너무 신기하고…"
올해 이 학교의 졸업생은 28명,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나이도, 과정도 다양합니다.
이들이 평소 서로를 알아보는 방법은 목소리, 그리고 희미하게 느껴지는 외형입니다.
[류호식/28살, 재활전공 졸업] "머리 스타일도 저희가 같이 실습을 하면서 좀 알거든요. 이게 병조 형이시구나…"
한 미술 교구 업체에서 기증한 이 졸업 앨범은 학생들의 옆모습 사진을 3D로 구현해낸 뒤, 플라스틱 소재를 덧씌워 제작됐습니다.
불편함을 이겨내며 오랜 시간 함께 공부해온 졸업생들에겐 남다른 우정을 되새기는 뜻밖의 졸업 선물인 셈입니다.
[이경숙/58살, 심화전공 졸업] "뭐 시킬까 봐 겁나니까 아래만 보고 다니다가, 이제는 앞을 보고 다녀요. 여기 학교는 진짜 저한테 잊을 수 없는 학교예요."
[류호식/28살, 재활전공 졸업] "어두운 길을 혼자 걷고 있을 때 만난 동지분들이거든요."
언젠가 앨범 속 친구들의 모습은 또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학창 시절의 추억만큼은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게 됐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안윤선 / 사진제공: 더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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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안윤선
유서영 기자(rs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70397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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