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멘탈인데” KIA 35세 이적생이 마인드를 확 바꿨다…부활? 강박관념부터 쓰레기통으로[MD캔버라]
[마이데일리 = 캔버라(호주) 김진성 기자] “야구는 멘탈인데…”
KIA 이적생 2루수 서건창(35)은 최근 수년간 야구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2019년 키움 히어로즈에서 타율 0.300을 친 뒤 내리막을 탔다. 2020년 타율 0.277도 나쁘지 않았으나 명성에는 못 미쳤다. 2013년 0.266 이후 당시 기준 201안타 MVP 시즌 이후 가장 안 좋은 수치였다.
그러나 이건 시작이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LG 트윈스에서 보낸 3년이 암흑이었다. 키움에서 보낸 2021시즌 전반기부터 꼬였고, 정찬헌과의 1대1 트레이드로 친정 LG로 돌아갔으나 풀리지 않았다. 그 사이 FA 신청을 거듭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급기야 스스로 방출을 요청해 LG를 떠났다.
서건창은 ‘제2의 친정’ 키움이 내민 손길을 정중하게 고사하고 고향팀 KIA 유니폼을 입었다. 11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볼파크에서 만난 그는 “편해요. 정겨운 말투도 듣고. 적응에 어려움은 없다”라고 했다. 광주제일고 출신인데 35세가 돼서 처음으로 고향팀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고향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예전부터 있었다”라고 했다.
서건창은 KIA 유니폼을 입고 마인드를 확 바꿨다. 기술적 접근에만 치중하던 습관부터 버렸다. 그는 “내 타격에 대한 자세한 부분은 외부에선 아무도 모른다. 나만 아는 것이다”라면서 “야구는 멘탈인데 어느 순간 기술적으로 접근하더라. 그걸 바꿨다. 프로라면 기술은 갖고 있는 것이고, 결국 멘탈이다”라고 했다.
강박관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서건창은 “예전엔 더 열심히 하려고 하기만 했다. 강박 같이 내 할당량을 다 소화해야 했다. 그 준비과정을 바꿨다. 나이 들어서 당연히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지만,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편하게 하기로 헸다. 시즌은 길다. 그냥 주어진 스케줄대로 몸을 만들고 필요한 만큼 훈련한다”라고 했다.
장기침체에 빠지자 자신도 모르게 기술적으로 파고 들고 훈련량을 강박처럼 가져가면서 자신을 사지로 몰았던 과거를 반성한다. KIA는 훈련량이 많지 않지만 오전에 꽤 촘촘하게 진행한다. 서건창은 그것만 소화하면 숙소로 돌아가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한 뒤 하루일과를 마친다. 그는 “휴식도 훈련만큼 중요하다”라고 했다.
개인성적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본다. 당연히 주전경쟁, 포지션 경쟁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서건창은 “우승하러 왔다. 팀에서 1루도 맡을 수 있다고 했는데, 미트는 챙겨왔다. 1루가 특수한 포지션이긴 하지만, 경기에 나가야 한다면 준비하면 된다”라고 했다.
LG에서 퇴단하고 KIA행을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길었고, 그 사이에 가장 먼저 연락이 온 팀은 키움이었다고 서건창 역시 확인했다. 아울러 KIA행을 결정하고 계약 발표가 나온 뒤 가장 먼저 연락한 팀도 키움이었다고 했다. 서건창은 “제일 먼저 연락 온 팀이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지막까지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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