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떠오른 예능 블루칩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 중" (인터뷰)
시상식 수상 소감 직후 쏟아진 예능 러브콜
배우 이재원이 우직하게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배역의 비중과 상관없이 늘 좋은 작품과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자 했던 그의 바람이 대중에게 이제야 전달되면서 전성기를 앞둔 첫걸음이 시작됐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플럼에이엔씨 사옥에서 이재원은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재원은 KBS2 단막극 '극야'와 JTBC '웰컴투 삼달리', 또 예능 MBC '라디오스타' '전지적 참견 시점'으로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날 이재원은 그를 향해 쏟아지는 관심과 애정들에 대해서 "자중하려고 노력한다. 들뜨지 말자고 다짐한다. 제가 잘했다기보단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재원이 예능 블루칩으로 발견할 수 있었던 계기는 '2023 KBS 연기대상'의 드라마스페셜 TV시네마상(단막극상) 수상 당시 유쾌하면서도 재치 넘치는 센스를 발휘했던 덕분이다. 당시 이재원은 팬클럽 회원들의 이름을 호명하면서 "형, 형수님 돈 빌려줘서 고맙다. 앞으로 저를 캐스팅 해 줄 감독님들 미리 감사하다"라고 언급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두고 이재원은 "의도하고 재밌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임팩트를 주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또 지금의 예능 러브콜에 대해선 "저는 예능을 계속하지 않고 연기가 익숙한 사람이다. 본체로서 나가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 소화할 수 있을까"라고 답했다.
시상식 당시 이재원은 수상을 예측하지 못해 당황했지만 팬들의 마음을 호명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말문을 이어갔단다. 조급함 속에서 이재원의 진정성이 고스란히 전달됐고 오히려 기대 이상의 반응이 쏟아진 것이다. 특히 지난 10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팬의 입원비를 직접 내준 미담이 공개됐다. "팬클럽 회원 한 명이 시상식을 보면서 울었다고 연락이 왔어요. 호명된 한 분이 SNS에 올린 것도 봤습니다. 수상 소감 이후로 팬카페에 100명이 늘었더라고요."
최근 종영된 '웰컴투 삼달리'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웰컴투 삼달리'는 한라산 자락 어느 개천에서 난 용, 조삼달(신혜선)이 모든 걸 잃고 추락한 뒤, 개천을 소중히 지켜온 용필(지창욱)과 고향의 품으로 다시 돌아와 숨을 고르며 사랑도 찾는 로맨스 드라마다. 극중 이재원은 제주기상청 경비 겸 엄마가 운영하는 럭키편의점 알바생 왕경태로 밉지 않은 캐릭터를 소화했다. 싱크로율을 묻자 "밝고 유쾌한 성격이 비슷하다. 제가 경태보단 눈치가 좋은 편이다. 경태는 순수 그 자체이기 때문에 초반 드라마 톤을 올려주기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인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대본 첫인상은 어땠을까. 그는 "극 중 경태가 친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고 친구의 비중이 굉장히 작아지는데 아직도 순수함을 유지하는 경태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친구의 소중함을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극의 중심은 조삼달과 조용필의 로맨스이지만 조삼달을 둘러싸고 왕경태 차은우(배명진) 부상도(강영석) 등 고향 친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이 만드는 감성이 이야기 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재원은 왕경태가 갖고 있는 진심을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깊은 고민을 가졌고 촬영장에서 이러한 연구를 연기로 녹여냈다. 극 초반 왕경태가 조용필에게 핀잔을 주는 장면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내 '밈'으로 소비돼 무려 조회수 400만 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이재원은 신혜선과 드라마 '철인왕후'로 깊은 인연을 맺었기 때문에 '웰컴투 삼달리' 내 친구들의 남다른 우정을 표현하는 것이 더욱 수월할 수 있었다. "저는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워낙 좋아해요. 혜선에게 캐스팅 소식을 전했는데 혜선이 왕경태 캐릭터를 누가 할지 기대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제 소식에 너무 좋아해 줬습니다. 같이 촬영하는 장면에서 대본의 마음이 다 올라왔고 제 생각보다 더 잘 나왔어요. 눈이 정말 좋다. 저보다 어리지만 배울 게 많은 배우입니다."
이번 작품은 이재원에게도 유독 남다른 의미를 남겼다. 김미경의 열연을 보면서 실제로 눈물을 흘렸다고 말한 이재원은 "김미경 선배님이 나온 장면들이 기적 같았다.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하나의 그림이 딱 만들어진 것이다. 소름이 돋았다. 13부 엔딩을 보며 선배님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이해할 수 없는 깊이의 연기다. 각자 맡은 파트는 다르지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라고 돌아봤다.
어느덧 데뷔 16년차를 맞이한 이재원. 과거를 잘 돌아보지 않는다고 토로한 이재원은 오롯이 미래를 바라보는 중이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전만큼 현장에서 긴장하지 않아요. 배우라는 일이 제가 포부와 야망이 있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거든요.(웃음)"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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