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수 얼마 나왔어요?' 투수들이 먼저 찾는다... 데이터에 더 친숙해진 SSG 스캠 분위기
SSG는 1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이달 23일까지 진행되는 1차 캠프에서는 이번 시즌부터 달라지는 피치 클록,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도입 및 베이스 크기 확대 등 다양한 KBO리그 룰 변화를 대비하기 위한 SSG의 노력이 눈에 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데이터에 한층 더 친숙해진 팀 분위기다. SSG는 이번 캠프에서 그동안 없었던 '포터블 트랙맨'과 '엣저트로닉 초고속카메라'를 도입해 트래킹 데이터를 활용한 투수들의 피치 디자인을 진행 중이다. '포터블 트랙맨'은 휴대용 트랙맨 장비로 경기장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트래킹 데이터를 캠프지에서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비다. 이 장비를 통해 투수들의 릴리즈포인트, 공의 무브먼트, 로케이션, 회전수를 확인하며 효율적인 훈련이 가능해 "회전수 얼마 나왔어요?", "구속 얼마 나왔어요?" 같은 투수들의 호기심에 즉각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엣저트로닉 초고속카메라'는 초당 1만 프레임까지 촬영이 가능해 투수들의 투구 동작을 파악하는데 효과적이어서 바이오메카닉 분석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투구의 로케이션을 파악할 수 있어 향후 도입 예정인 ABS 스트라이크 존을 확인해보며 선수들이 사전에 적응해볼 수 있다.
올 시즌 KBO리그의 쟁점 중 하나인 피치 클록 대비도 철저하다. SSG는 불펜 피칭장과 경기장 내에 타이머를 설치해 선수들이 피치 클록을 사전에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경기장에는 포수 후면 좌, 우측과 외야 중앙 펜스 쪽 타이머를 설치해 투수, 포수, 타자가 피치 클록을 경험할 수 있다. 오원석은 "타이머를 통해 피칭 중간 중간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 피칭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려 하고 잔동작들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재현 단장을 비롯해 이숭용 감독, 송신영 수석코치 등 코치진 쇄신도 있었던 만큼 선수단 파악도 필수다. SSG는 새로운 코치들이 선수에 대한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프링캠프 참가 선수단의 데이터를 '책자' 형태로 코치진에게 제공했다. 이 안에는 약 40여 명의 주요 선수에 대한 트래킹 데이터 분석과 경기력 편차에 대한 바이오메카닉스 관점의 분석 자료가 포함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배영수 투수코치는 투수들과 함께 여러 구종의 그립을 연속적으로 시도해보며 선수가 편안한 느낌과 영상, 무브먼트 데이터를 조합해가며 최적의 그립을 찾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원석과 박민호는 체인지업, 문승원은 직구 그립을 변화시키고 있어 기대가 된다.
베이스 크기 확대에는 조금 더 직관적인 방법을 도입했다. 경기장 내 확대된 크기의 베이스를 설치하면서 베이스 위에 열십자(十) 모양을 표시했다. 상황에 따른 베이스 터치 스팟을 선수들에게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주루 훈련을 진행하면서 이해도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조동화 주루코치는 "베이스 크기 확대에 따라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가 중요해졌다. 선수들이 상황에 따른 최적의 주루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기본부터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현 작전-주루 코치 역시 "좋은 주루 플레이를 위해선 지피지기가 필요하다. 선수들이 언제든지 전력 분석 내용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도록 웹하드를 활용해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SSG는 최대 6명의 투수가 피칭할 수 있는 불펜피칭장으로 마운드 및 펜스 등 새롭게 정비했다. 선수단 숙소 역시 침대와 가구를 새롭게 교체해 선수단의 휴식 여건을 개선해 선수들의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좋은 방향으로 달라진 훈련 환경은 새롭게 거듭난 SSG 선수단의 결속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부임한 이숭용 감독은 스프랭캠프 첫 훈련부터 코치와 선수들에게 모두 연습복이 아닌 유니폼을 입고 첫 미팅을 진행해 화제가 됐다. 원 팀(One-Team)의 시작을 알리며 코치와 선수가 빨리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외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숭용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이숭용호가 가장 강조한 것은 원 팀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캠프 첫날 전체 미팅에서도 가장 먼저 "원 팀인 점을 망각한 행동에 대해서는 코치와 선수 누구든 용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선입견 없이 누구나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며 "고참 선수는 존중하고 루틴을 배려하겠다. 그만큼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젊은 선수들은 보여준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판단이 되면 기회를 부여하겠다. 그러니 지금의 포지션이 내 자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훈련해보자"고 당부한 바 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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