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아서 귀가 조치→대놓고 "땜질 선수" 낙인…그런데 13년째 주전, '종신 휴스턴' 알투베 이야기

신원철 기자 2024. 2. 1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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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투베는 2011년 처음 메이저리그에 올라올 때 구단으로부터 "주전을 찾기 전까지 임시 콜업"이라는 말을 들었다.
▲ 호세 알투베.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트라이아웃 때는 키가 작아서 하루 만에 집으로 돌려보내지고, 마이너리거에서 어렵게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때는 "주전 올 때까지만 뛸 거야"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런데 이 선수가 지금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작은 거인'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얘기다.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알투베가 휴스턴과 5년 1억 250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장 계약은 현재 계약이 끝난 뒤 내년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알투베의 올해 연봉은 2900만 달러다. 새로운 계약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해마다 연봉 3000만 달러, 2028년과 2029년은 연봉 1000만 달러로 이뤄졌다. 여기에 해마다 사이닝보너스가 붙는다.

알투베는 앞서 2018년에도 휴스턴과 5년 1억 5100만 달러 규모의 연장 계약을 맺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자신이 대리하는 선수들에게 연장계약보다는 FA 계약을 안기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미국 언론에서는 알투베가 두 번이나 조기 원 소속팀 잔류를 택한 것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만큼 휴스턴을 향한 알투베의 애정과 충성심이 깊어서 가능했다는 의견도 있다.

보라스는 "변호사가 의뢰인을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의뢰인의 말을 경청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계실 거다"라며 "호세(알투베)가 원했던 모든 것이 이곳(휴스턴)에 있다. 경제학에 따라 그들에게 조언할 수 있다. FA 시장은 다른 시장과 다르게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알투베에게는 그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알투베는 공수주 모두를 갖춘 리그 최고의 2루수다.

그런데 알투베는 사실 휴스턴과 악연이라면 악연인 사이다. 휴스턴은 16살의 소년 알투베에게 키가 작으니 트라이아웃을 받을 수 없다며 돌려보냈고, 21살 마이너리거 알투베에게는 "주전 2루수를 찾을 때까지 임시 콜업"이라고 못박았다. 그렇다면 휴스턴은 14년째 주전 2루수를 찾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지금은 알투베 스스로 웃으며 밝힐 수 있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알투베는 8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줍은 미소와 함께 '2011년 처음 콜업 연락을 받았을 때 구단은 다른 2루수를 찾을 때까지 임시 조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주전 2루수를 찾기 위한 노력은 2012년에 중단됐고, 당분간 재개되지 않는다. 알투베가 사인한 5년 연장 계약은 그가 (은퇴 전까지)다른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한다. 도시(휴스턴)의 모든 사람은 의심받던 선수에서 압도적인 선수로, 키 작은 똑딱이에서 거포로의 성장을 지켜봤다"고 썼다.

▲ 7일 휴스턴과 5년 연장 계약에 합의한 호세 알투베

그 임시 2루수는 2023년까지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과 8차례 올스타게임 출전, 6차례 실버슬러거 수상, 한 번의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통산 1668경기 타율 0.307 출루율 0.364 장타율 0.471에 209홈런 747타점, 293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베네수엘라 국가대표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했다가 미국과 8강전에서 투구에 맞아 손가락이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고, 한 차례 복귀 후에는 옆구리 부상으로 또 한동안 자리를 비웠다. 그래도 90경기에서 타율 0.311과 OPS 0.915, 17홈런 51타점으로 '작은 거인'다운 존재감을 유지했다. 덕분에 35살부터 39살까지 계속되는 연장 계약까지 따낼 수 있었다.

알투베는 여러 부문에서 애스트로스 프랜차이즈 1위 선수이기도 하다. 구단 역사상 통산 타율 1위(.307), 안타 1위(2047개), 2루타 1위(400개), 득점 1위(1062개)다. 도루(293개)에서는 역대 3위, 홈런(209개)에서는 역대 5위를 기록 중이다. 알투베가 5년 동안 건강을 유지해 자신의 바람대로 40세까지 뛴다면 3000안타에도 도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디 애슬레틱은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그는 휴스턴 역사상 가장 높은 타율을 자랑하며 이번 시즌까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49.7을 기록 중이다"라고 썼다. 보라스는 알투베를 향해 "그의 위대함은 끝이 없어서 미스터리"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제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을 넘어 휴스턴 시가 알투베를 찬양한다. 휴스턴 존 위트마이어 시장은 알투베의 등번호 27번을 따 현지 시간 2월 7일을 '알투베의 날'로 선포했다.

알투베는 "아내와 이적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늘 최선의 시나리오는 휴스턴에 남는 것이었다. 매일 경기가 끝난 뒤 돌아와 잠자는 딸들을 바라본다. 아침에는 일어나서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곳 휴스턴에 남기로 했고,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다"라며 '종신 휴스턴'을 강조했다.

▲ 알투베는 이제 크레이그 비지오의 전설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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