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범죄 공범’ 사면한 헝가리 대통령 결국 사임

아동 성범죄 공범을 사면한 뒤 논란에 휩싸인 노바크 커털린 헝가리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AFP 연합뉴스

아동 성범죄 공범을 사면한 뒤 후폭풍을 맞은 헝가리 대통령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10일(현지시각) 노바크 커털린(46) 헝가리 대통령은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죄인이 자신이 책임져야 할 아이들을 학대하지 않았다는 믿음으로 사면을 결정했는데, 내가 실수했다”라며 대통령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같은 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노바크 대통령은 아동 성범죄를 은폐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을 사면했다. 이 남성은 국영 보육원에서 벌어진 아동 성범죄 사건을 숨긴 혐의를 받아 2018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3년 이상 복무 중이었다. 그는 피해 아동 쪽에서 해당 보육원장이 성범죄를 저질렀다며 제기한 소를 철회하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를 받았다. 이 원장은 2004∼2016년 동안 최소 어린이 10명 이상을 성적 학대해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노바크 대통령이 아동 성범죄 공범을 사면한 사실이 이달 초 언론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고 거센 후폭풍이 일었다. 야권은 대통령 사퇴를 촉구했고 시민 수천 명이 관련 시위에 동참했다.

노바크 대통령은 보수 성향 포퓰리스트 정치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측근이다. 헝가리의 집권 보수 정당 피데스의 부대표를 맡은 바 있다. 대통령으로 지명되기 전 가족부 장관으로 일하며 전통적 가족 가치와 아동 보호를 주장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