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은 무슨 죄…조영남 막말 논란, '불후의 명곡' 우승 의미 퇴색시켰다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크로스오버 장르의 선구자인 조영남의 뒤를 잇는 라포엠이 우승으로 의미를 더했지만, 조영남의 실언으로 우승의 의미가 퇴색돼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 644회는 ‘아티스트 조영남 편’으로 꾸며졌다. 정동하, DK, 영기, 하이키, 라포엠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조영남의 명곡에 새 호흡을 불어넣었다.
본격적인 경연에 앞서 조영남이 무대에 올라 특별 무대를 펼쳤다. 조영남은 ‘아리랑’과 ‘Amazing Grace’를 절묘하게 접목시킨 편곡으로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힐링의 무대를 선사했다.
첫 번째 무대의 주인공으로 정동하가 호명됐다. ‘그대 그리고 나’를 선곡한 정동하는 동료 뮤지컬 배우 서범석과 함께 듀엣 호흡을 맞췄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두 사람의 아름다운 앙상블이 미소를 자아냈다. 어우러짐 속에 두 사람의 매력적인 보컬이 빛났다. 무대가 끝나자 기립박수를 친 최정원은 이 무대에 대해 “최다 트로피를 받을 만하다. 엄청난 앙상블을 보여줬다”고 했고, 라포엠 최성훈은 “처음엔 에스프레소 같았는데, 화음이 쏟아지니까 마지막엔 위스키 한 잔이 생각났다”고 표현했다. 이 무대에 대해 조영남은 “요즘 친구들은 정말 기발하다. 어떻게 저렇게 확 바꿀 수가 있을까. 많이 바꿔서 마음에 든다”고 평가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DK가 ‘사랑 없인 못 살아요’로 두 번째 무대에 올랐다. 편안하고 달콤하게 노래를 이어가던 DK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소름 끼치는 고음과 긴 호흡으로 여운을 남겼다. 놀라운 기량 속 편안한 무대 운용이 인상적인 무대였다. 더불어 달콤하고 편안한 보이스가 돋보였다. 라포엠 유채훈은 “고음 내실 때 두성 유단자다. 9단 정도다. 마지막에 모짜렐라 치즈 발성에 정말 놀랐다”라고 말했다.
조영남은 이 노래에 대한 평가를 묻자 신동엽의 감상을 되물었고, 신동엽은 “DK만의 장점, 불안할 정도의 고음에서 전혀 불안하지 않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했다”고 평했다. 이를 들은 조영남은 “저도 마찬가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동하와 DK의 대결에서 승자는 DK였다. DK가 정동하보다 많은 득표로 2라운드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조영남은 '사랑 없인 못 살아요'에 대해 "이 노래는 사람들이 '너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사랑에 실패했고 두 번씩이나 이혼했지 않나.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사랑에 오버했구나, 이 노래를 부를 자격이 없구나 생각한다"고 말했고, 신동엽에게 "한 번 이혼해봐라"라는 무례한 발언을 했다.
이에 신동엽은 "멀쩡하게 잘 사는 후배에게 이혼을 해보라고 하라니. 힘들 때마다 선배님의 말씀을 명심하고 '나는 절대로 이혼하지 않으리라' 하며 다복하고 행복하게 살겠다"고 유연하게 대처했다.
이어 영기가 ‘도시여 안녕’으로 세 번째 무대에 올랐다. 영기는 새마을 운동 의상 환복을 비롯해 밴드 판넬 등 다채로운 소품 사용으로 유쾌하고 즐겁게 무대를 꾸렸다. 특히, 곡괭이 댄스에 이어 리어카에 끌려가는 엔딩 퍼포먼스가 포인트였다. 조영남 모창 부분도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정선아는 “너무 좋았다.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했고, 몽니와 이인경은 “개가수님의 아이디어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정동하는 “저렇게 많은 요소를 다 살려내는 게 내공이 대단하고, 천재인 거 같다”고 했다.
조영남은 영기의 무대에 대해 “재미있게 봤다. 결정적인 것은 마지막 리어카에 실려가는 장면이다. 탁월했다. 뮤지컬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며 웃었다. DK가 영기를 제치고 2연승에 성공, 3라운드로 향했다.
네 번째 무대의 주인공으로 하이키가 호명됐다. ‘화개장터’를 선곡한 하이키는 밝고 싱그러운 에너지 속 퍼포먼스와 함께 청량한 보컬을 뽐냈다. EDM 전자음이 없고, 멤버들의 순수한 목소리로 꾸며진 무대가 순수하고 풋풋했다. 톡톡 튀는 멤버들의 매력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라포엠 정민성은 “왜 삼촌팬이 되는지 알 거 같다”, 최성훈은 “맑은 물 같았는데 마셔봤더니 탄산수였다”, 최정원은 “오늘 하이키 무대는 딸기였다 빨갛고 예쁜데 잘라보니 하얗고. 깨가 있는데 그게 끼로 보였다”며 미소 지었다.
조영남은 “하이키를 보니까 ‘화개장터’를 아이돌이 불러도 되는구나. 작곡을 해 보자는 생각도 들고 은퇴할 생각이 사라진다. 너무 잘했다”고 격려했다. DK가 하이키를 꺾고 3연승에 성공했다. 우승까지 1승만 남겨뒀다.
마지막 무대에 라포엠이 뽑혔다. 라포엠은 ‘딜라일라’를 불렀는데 네 멤버의 보컬이 차례로 전면에서 돋보이는 동시에 아름답고 강렬한 하모니가 매력을 뿜어냈다. 웅장한 편곡과 무대 운용이 한 편의 오페라를 연상케 했다. 이 무대에 대해 최정원은 “반칙이다. 저 네 분은 무기가 다 다르지 않나. 너무 잘하는데 매번 잘해 얄밉다”고 했다. 김기태는 “물 만난 물고기 같았다. 이 곡은 역대 하신 곡 중에서 가장 완벽하게 잘 어울렸다”며 “크로스오버는 크로스오버끼리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엄살을 부렸다.
라포엠에 대해 조영남은 “변화가 몇 번이나 반복되면 음악적으로 보통 재미없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팀은 정말 잘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라포엠이 DK의 4연승을 저지하고 1승에 성공하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조영남은 라포엠에 트로피를 전하며 축하의 메시지를 건넸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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