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발견된 '스텔스' 바다…지구보다 200배 젊다[사이언스 PICK]
유로파·엔켈라두스와 달리 간헐천 등 흔적 X…완전히 숨겨진 바다
인류가 알던 다른 천체에도 스텔스 바다와 생명체 존재 가능성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우리가 사는 태양계 안에서 또 다시 새로운 바다가 발견됐다. 토성의 위성 '미마스' 지하에 숨겨져있던 지구의 바다보다 200배 가량 젊은 태초의 바다의 단서가 나왔다. 이 숨겨진 바다에서도 생명체 탄생에 영향을 주는 화학 에너지가 생성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리 천문대 연구진은 지난 2004~2017년 토성 주변을 선회하며 임무를 수행했던 '카시니' 우주탐사선이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토성의 146개 위성 중 중간 크기에 해당하는 미마스에서 바다의 존재가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게재됐다.
미마스는 다른 위성들보다 지질학적으로 연구가 활발하지 않은 곳이다. 예컨대 화산이나 간헐천 활동 등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표면이 매끈한 얼음으로 덮여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 얼음 표면 아래에 바다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천문학계에서는 지난 2014년에도 카시니가 보내온 사진들을 분석해 미마스 표면 아래 바다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한 바 있다. 미마스가 토성을 공전하며 궤도가 흔들리는 모습을 분석한 결과 표면 아래 바다가 있거나 마치 럭비공 같이 생긴 독특한 모양의 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이후 10여년 간의 추가적인 연구 결과 바다를 제외하고는 미마스의 지질학을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결론이 도출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미마스의 바다 존재 여부를 완전히 못 박은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연구에서 더 나아가 미마스 궤도의 흔들림 뿐만 아니라 미마스의 토성 공전 형태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추가적으로 분석했다. 카시니의 관측과 추가적인 분석을 결합한 결과 미마스 표면 아래 20~30㎞에 바다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지하에 매장된 바다는 미마스의 중심부 인근의 암석들과 만나 화학적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통해 충분한 화학에너지가 만들어진다면 생명체의 탄생 및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마스에서 발견된 지하 바다는 지난 2500만년 내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지구 최초의 바다가 약 40억~45억년 전에 형성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젊은 바다'인 셈이다. 만약 미마스 지하의 바다가 더 오랜 시간 존재했다면 이미 미마스를 덮은 얼음 표면에 균열을 일으키는 등 어떤 식으로든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구에서도 바다의 탄생 이후 최초의 생명체가 등장하기까지 수억년이 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마스의 바다가 아직 굉장히 젊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생명체가 탄생하기 위한 충분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구진은 미마스가 토성을 공전하는 궤도가 확장되면서 다른 토성 위성들과 중력 상호 작용을 겪게 됐고, 그 과정에서 미마스 내부가 달궈지며 바다가 형성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태양계 천체에서 바다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의 바다는 지구를 제외하고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같은 토성 위성인 엔켈라두스의 지하 바다에도 대량의 물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엔켈라두스의 바다에서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과 화학반응 등이 나타나고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에 필수적인 이안화수소, 에탄, 메탄올, 아세틸렌, 프로필렌, 산소 등의 물질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나아가 엔켈라두스는 생명체 존재에 필요한 산소, 탄소, 수소, 질소, 황, 인 등 6대 원소가 모두 발견된 최초의 외계 천체이기도 하다.
이번 미마스의 바다 발견이 특별한 이유는 유로파나 엔켈라두스와 달리 바다가 지하 속에 완전히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바다의 존재가 발견된 천체들은 상공 수십~수백㎞까지 간헐천 물기둥이 뿜어지는 등 지하 바다의 존재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에 학계에서는 이미 인류가 알고 있는 다른 천체들 속에도 바다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또다른 태양계 행성인 천왕성의 위성들이다. 천왕성 위성들은 미마스처럼 완전히 얼어붙은 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들 또한 지하에는 바다를 숨기고 있을 수 있다.
연구진은 "지루한 달(위성)은 없다. 잔잔해보이던 미마스가 바다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어떤 곳에서든 액체 상태의 물이 발견될 수 있다는 방증"이라며 "미마스 같은 '스텔스' 해양 세계가 더 많이 존재한다면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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