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러워" 어른도 괴롭히는 이 질병…병원 찾는 2040 크게 늘었다
[편집자주]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입니다. 작은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소중한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지난해 하반기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강 기사를 갈무리해 소개합니다.
춥고 건조한 겨울은 아토 피부염 환자에게 곤혹스러운 계절이다. 지속된 난방으로 습도가 낮아지면 피부가 말라 가려움, 진물, 태선화 등 아토피 증상이 악화하거나 재발하기 쉽다. 심한 경우 제대로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아토피는 고통스러운 병이다. 특히 최근에는 성인 아토피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증상과 관리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피부장벽이 손상돼 알레르기 물질이 피부 내로 침투할 위험이 크다. 그 결과 피부가 면역반응을 일으키면서 피부염과 함께 극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피부가 가렵다고 자꾸 긁으면 상처가 나고, 상처가 회복되기도 전에 다시 가려움증이 발생해 또다시 긁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는 "반복되는 피부 손상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것이 바로 아토피피부염"이라며 "알레르기 물질 외에도 겨울철 건조한 환경과 보습제를 바르지 않는 습관, 유전적인 요인, 대기 오염 물질, 환경 호르몬, 스트레스 등도 아토피의 악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지난 2018년 92만 1070명에서 2022년 97만 3686명으로 5만명 이상 증가했다. 특히 성인 아토피 환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아토피피부염으로 치료받은 0~19세 환자 수는 18% 줄어든 반면 20대는 27%, 30대는 47%, 50대는 45%나 늘었다. 세부적으로 남성 아토피피부염 환자 수는 2018년 대비 2022년 20대 28%, 30대 32%, 40대는 23% 증가했다. 여성은 20대 26%, 30대 57%, 40대는 60%로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성인 아토피 증상은 머리, 얼굴, 목처럼 신체 위 부위에 집중돼 나타난다. 권 교수는 "한참 사회적으로 활동할 시기 노출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 많은 환자가 일상생활의 불편과 우울감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피부염 형태로 시작해 빨개지는 홍반, 인설, 구순염, 이마의 태선화 병변이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전신의 피부가 건조해지고△두꺼워지거나 △심한 비듬 △팔다리가 굽어지는 부위에 피부염이 동반되는 사례가 흔하다.
병원에서는 심한 아토피는 단기간 스테로이드를 처방해 치료한다. 단, 아토피피부염이 만성 피부질환인 만큼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할 때는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면역조절제를 우선 사용하고, 치료 반응에 따라 생물학적 제제(듀필루맙) 또는 JAK 억제제 등을 적용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적절한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보습제를 꾸준히 바르고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미세 먼지나 땀은 피부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외출 후에는 가급적 빨리 샤워나 목욕으로 이를 씻어내는 게 바람직하다. 샤워는 미지근한 물에 매일 15분 내외로 짧게 시행한다. 샤워가 끝난 직후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하고 피부 건조가 심할 때는 샤워를 하지 않아도 보습제를 덧바르는 게 좋다. 패스트푸드나 술은 피부에 악영향을 주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
권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평생 관리가 필요하지만, 이것이 약을 끊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잘 조절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보습제 도포와 악화 원인을 회피하는 것만으로 관리가 잘 되기 때문에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토피피부염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병·의원을 다니며 지속해서 관리해야 한다"며 "또 몇몇 연구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비흑색종피부암의 위험도가 높다는 보고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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