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한테 딱이네!"…'임영웅이 살린 그 車' 직접 타보니 [신차털기]
넉넉한 적재공간, 가족여행 패밀리카로 충분
급가속시 디젤 엔진음, 미러링 미지원 아쉬워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렉스턴은 당시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를 위기에서 구한 '영웅'으로 꼽힌다. 당시 TV 예능 프로그램 우승자에게 상품으로 제공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KG모빌리티에 인수되기 전 어려운 상황이었던 쌍용차에게 희망을 안겨준 모델이라 할 만했다.
2020년 다름아닌 임영웅이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렉스턴을 우승 상품으로 받았기 때문. 효과는 뛰어났다. 임영웅이 모델이 된 지 두 달 만에 판매량이 전월 대비 53% 늘었을 정도다. 내수 판매량까지 끌어 올리며 쌍용차는 기사회생했다.
이 같이 좋은 기억을 가진 렉스턴은 지난해 부분변경 모델로 새롭게 출시됐다. 내관은 완전변경(풀체인지)급으로 변화했다.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 만족할 만한 주행 성능과 편의사양을 탑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렉스턴 뉴 아레나를 타고 지난달 26일 서울 도심에서 출발해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까지 약 400km 구간을 일반 도로와 고속도로에서 시승해봤다. 시승 차량은 더 블랙 모델(5123만원)로 실키화이트펄 옵션(10만원)이 추가됐다.
차를 보자마자 '렉스턴이 이렇게 컸나' 싶은 인상부터 받았다. 전장 4850mm, 전폭 1960mm, 휠베이스 2865mm로 현대차 펠리세이드(전장 4999mm, 전폭 1975mm, 휠베이스 2900mm)보다 약간 작다. 전고는 1825mm로 렉스턴이 75mm 더 높다.
렉스턴 뉴 아레나의 전면부는 다이아몬드 셰이프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됐다. 견고하고 단단한 방패 형상의 패턴 그릴이다. 최근 고급차 그릴이 커지는 추세인데 렉스턴 역시 넓은 그릴을 적용해 실제 차량 크기보다 더 웅장하게 느껴진다.
후면부는 가로 배치된 T자 형상의 리어램프가 돋보인다. 하단 범퍼라인까지 하나의 직사각형 구도로 배치돼 안정감을 준다. 넓게 열리는 트렁크는 짐을 싣고 내릴 때와 차박(차로 숙박) 등에서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내 공간도 넓었다. 2열 좌석에 앉아보니 앞 좌석과의 거리는 무릎까지 주먹이 2개 반 들어갈 정도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820L로 골프백을 가로로 4개까지 수납할 수 있다. 28인치 캐리어 2개와 왜건을 넣고도 여유 공간이 남을 정도로 크고 넉넉했다. 아이와 함께 떠나는 가족 여행처럼 많은 짐이 필요한 순간에도 충분해보였다.
운전석에 앉으면 넓은 개방감이 돋보인다. 전고가 높아 아래로 내려다보니 장거리와 야간 운전에서도 피로감이 적었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장치에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가 적용돼 있지만 렉스턴보다 낮은 등급 차량인 코란도와 티볼리에도 탑재된 미러링을 넣어주지 않은 건 다소 아쉬웠다. 미러링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화면을 계기판에서도 볼 수 있어 티맵 등 내비게이션 활용시 유용하다. KG모빌리티 차주들에게 인기 있는 옵션이다.
디젤차임에도 승차감은 부드러웠다. 부드러운 가속감을 제공하고, 움푹 팬 곳이나 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을 잘 흡수해줬다. 고속 회전 구간에서도 안정적 주행이 가능했다. 한쪽으로 쏠리거나 밀리지 않게 차체를 잘 잡아줬다.
다만 고속도로 주행 중 속도가 높아지자 2열 승객과 대화하는데 불편할 정도로 풍절음이 들려왔다. 차선 변경 후 가속 상황에선 디젤 엔진 특유의 굉음이 들린다.
렉스턴 뉴 아레나의 파워트레인은 최고 출력 202마력, 최대 토크 45.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배기량 대비 최대 토크가 높아 가속하는 힘이 좋게 느껴졌다. 우수한 연비와 함께 디젤차의 장점으로 꼽히는 요인이다. 8단 자동변속기는 주행 중 효율적인 RPM(분당 엔진 회전수)을 유지해줘 디젤 엔진 특유의 엔진 소음을 최소화한다.
전반적으로 디젤 차량임에도 승차감이 만족스러웠다. 장거리 주행에서도 운전자나 동승자가 느끼는 피로감이 적었다. 5000만원대로 가격이 저렴하진 않으나 대형 SUV라는 점은 아빠들에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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