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쏠리는 K드라마…토종 OTT에서 사라지는 이유
배우 출연료 등 제작비 상승으로 글로벌 OTT에 몰렸다는 분석
웨이브·티빙 등 토종 OTT, 드라마 대신 예능·스포츠에 집중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드라마 열혈 시청자 A씨는 최근 지상파에 드라마가 줄어들자 따로 구독할 OTT를 찾고 있다. A씨는 몇 안 되는 인기 드라마를 TV로 본방 사수하고 있다. 이에 A씨가 OTT에 오리지널 드라마가 많을 수록 좋다. 하지만 한 토종 OTT는 올해 예고한 드라마가 아예 없고 또 다른 토종 OTT에도 드라마가 줄어든 모양새다. 결국 A씨는 한국 드라마가 풍부한 글로벌 OTT를 택했다.
11일 기준 넷플릭스가 공개할 올해 한국 드라마는 '오징어 게임' 시즌2, '더 에이트 쇼', '트렁크' 등 15개다. 반면 2022년 4편, 지난해 '박하경 여행기'와 '거래' 등 2편을 공개했던 웨이브는 올해 오리지널 드라마 공개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드라마 부족 현상은 웨이브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지상파 3사를 비롯한 방송사들도 제작비 부담에 드라마 편성을 줄이는 상황이다. 예컨대 현재 SBS의 평일 드라마는 금요일(재벌X형사) 제외 없으며 다른 지상파도 예전처럼 월, 화, 수, 목 매일 드라마를 방송하던 모습을 찾기 어렵다. 6호점
모든 작품이 성공할 수 없는 만큼 실패한 드라마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영업익 적자로 이어지기 때문에 방송사 대부분이 드라마 투자를 망설인다.
이처럼 토종 OTT, 방송사들이 드라마 제작에 망설이는 여러 속사정이 있다. 이 가운데 드라마 제작 단가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투자 여력이 충분한 글로벌 OTT에 작품들이 집중된 결과라는 의견이 가장 많다.
토종 OTT가 투자하기 버거운 드라마, 해외 OTT로 몰린다
웨이브만의 문제? 글로벌 OTT 외 대부분서 드라마 제작 축소
웨이브가 오리지널 드라마를 올해 상반기 라인업에 구축하지 않았던 데는 투자 축소, 드라마 제작 단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 크다.
웨이브는 지속되는 적자 개선을 위해 현재 촬영을 마친 드라마 '룩앳미', 제작 중인 '미션 투 파서블' 등만 집중하고 그 외 드라마 투자는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에는 투자 축소가 있다면 밖으로는 그동안 상승했던 드라마 제작비 영향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티빙, 웨이브 등이 투자했던 오리지널 드라마 회차당 제작비가 최대 12억~13억원인 반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은 20억~30억원까지 지원해 준다. 흥행 성공률이 높다고 확신하면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투자를 많이 해주니 제작비가 많이 드는 드라마를 수급하는 데도 유리하다. 예컨대 스크린에서 주로 활동했던 배우 송강호의 연기 인생 첫 드라마 '삼식이 삼촌'이 디즈니플러스에 실린다.
'삼식이 삼촌'은 제작사가 지난해 8월 촬영을 마쳤으나 편성 플랫폼이 확정되지 않았었다. 이미 투입한 제작비를 고려해 글로벌 OTT를 위주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디즈니가 송강호 작품을 안게 됐다.
김윤석도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 출연한다. 김윤석의 드라마 출연은 2007년 MBC '있을 때 잘해' 이후 17년 만이다. 글로벌 OTT가 흥행력 있는 작품을 수급하면서도 투자비가 많은 만큼 명품 배우들을 데려오는 모양새다.
2022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연매출 첫 1조원을 돌파했던 스카이라이프TV도 올해 드라마 제작 예산을 줄이는 대신 예능 프로그램을 적절히 섞어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형성할 계획이다. 콘텐츠 투자를 늘린 반면 이에 상응하는 수익을 거두지 못해 지난해 영업익이 전년 대비 77% 줄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지니 작품에 투자하는 스카이라이프TV는 '우영우' 성공 후 지난해 콘텐츠 투자 예산으로만 1100억원을 썼다. 오리지널 드라마를 10편 이상 제작하는 데 예산을 투입했지만 '신병 2', '유괴의 날' 등이 '우영우'급 흥행에는 못 미쳤다.
이처럼 지상파, 종편, OTT를 가리지 않고 업계 전반적으로 드라마 편성 수가 줄고 있다. 올해 나올 국내 드라마 수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편성된 국내 방송사·OTT 드라마 수는 125편으로 이미 전년(135편) 대비 7.4% 줄었다.
'선택과 집중' 드라마 대신 예능·스포츠에 몰두한 토종 OTT
늘어나는 드라마 제작 단가에 웨이브, 티빙 등 토종 OTT는 드라마 제작 대신 오리지널 예능, 스포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드라마보다 제작비가 덜 들면서도 구독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이브는 지난달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를 공개한 데 이어 '환승연애2' 이진주 PD의 새 예능 리얼리티 '연애남매',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 견인 1위 예능인 '피의 게임' 차기 시즌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티빙도 드라마 제작에만 안주하지 않고 프로야구 독점 중계로 콘텐츠 제공 범위를 다각화하고 있다. 티빙은 2024~2026년 KBO 리그 뉴미디어 중계권을 따냈다. 흥행이 보장된 스포츠인 만큼 막대한 중계권료에도 광고, 구독료 등으로 보전할 수 있다.
국내 스포츠 팬 수가 가장 많은 프로리그인 만큼 수많은 야구팬이 야구를 보기 위해 티빙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빙도 프로야구 중계로 월 이용자 수(MAU) 1000만명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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