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보다 무서운 난방비 폭탄…인천시민 부담
인천 연수구에 사는 A씨는 지난 12월분 관리비 명세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2022년 12월과 비교했을 때 20%나 올라서다.
각종 공공요금이 오른 데다가 날씨가 추워지면서 난방을 자주 틀었던 게 영향이 컸다. 부담이 되지만 어린 자녀들이 감기라도 걸릴까 봐 난방을 줄이기도 힘들다. 다음 달 관리비는 얼마나 나올지 예측조차 하기 힘들어 벌써부터 걱정이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자취하는 취업준비생 B씨(28)는 올해 전기장판을 구매했다. 지난해 겨울 난방비에 허덕인 기억을 떠올려 조금이나마 절약해보고자 구매했는데, 전기료마저 오르면서 소용이 없어졌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난방을 하지 않고 최대한 전기장판 사용도 자제했지만, 이달 들어 난방기구 등을 가동하지 않으면 잠들기 힘들 정도로 날씨가 추워져 선택의 여지가 없다.
B씨는 “여름에는 너무 더워도 괴로움만 견디면 됐지만, 겨울에는 자다가 잘못될 지 몰라 난방을 해야만 하는데, 경제적으로 부담이 커져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기료와 난방비 등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인천시민들이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겨울철에는 난방비까지 더해져 시름은 배로 늘어난다.
11일 경인지방통계청의 ‘2023년 12월 및 연간 인천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8.9% 가량 상승했다.
항목별로 보면 전기료 13.9%, 지역난방비 12.2%, 하수도료 9.3%, 도시가스 5.4%가 올랐다.
이렇게 필수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공공요금이 오르자 경제 사정이 어려운 홀몸노인을 비롯해 취약계층이나 사회초년생, 취업준비생은 더욱 큰 부담을 느낀다.
인천 남동구 만수동에 사는 직장인 C씨(27)는 “지난 12월분 관리비가 14만원 나왔는데, 2022년과 비교했을 때 배 이상 올랐다”며 “월세도 꼬박꼬박 나가는 와중에 관리비까지 오르니 안 그래도 적은 월급에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파가 이어지는데 난방을 최대한 약하게 틀고, 잠옷을 여러 겹 껴입고 너무 두껍지 않은 외투까지 입고 잔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공공요금 등 필수적으로 써야 하는 고정 지출이 늘면 시민들은 지갑을 닫고, 이는 경제 침체로 이어질 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관리비 등 고정 지출이 커지면 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은 줄어든다”며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소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이 즐겁고 만족스럽게 돈을 써야 하는데 쓸 수 있는 돈이 줄어 소비를 안 하게 되면 경제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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