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운임비 1,800원 ②집 앞서 픽업...편의점 '반값택배' 무려 3,000만 건 넘었다
자체 물류차량·기사 이용해 운임료 절감
연중무휴 강점도…제주·울릉도 서비스 확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사는 직장인 임모(36)씨는 지난달 15일 중고 거래로 옷을 사는 과정에서 편의점 반값택배 서비스를 이용했다. 제품을 팔려는 사람과 만나려면 차를 타고 20분을 가야 하지만 반값택배를 이용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집 근처 편의점에서 빠르게 물건을 받았다. 임씨는 "편의점이 가까울뿐더러 요금도 저렴해 한 달에 한두 번은 반값택배를 찾는다"고 말했다.
편의점 반값택배가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2019년 업계 최초로 반값택배를 선보인 편의점 GS25를 필두로 비슷한 서비스인 CU의 '알뜰택배' 이용률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반값택배의 운영과 기획을 맡고 있는 윤지호 GS리테일 서비스상품팀(반값택배) 상품기획자(MD)는 8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편의점이 금융 등 다양한 업무를 보는 생활 플랫폼으로 거듭나면서 반값택배가 편의점에 새로운 가치를 주는 알짜 사업이 됐다"고 말했다.
반값택배, 저렴한 운임료의 비결은
반값택배는 편의점이 자체 물류 시스템을 이용해 점포에서 점포로 고객의 택배를 보내주는 서비스다. 배송 기간은 최대 4일로 일반 택배보다 오래 걸리지만 운임료는 최저 1,800원에 그쳐 일반 택배(최저 3,500원), 우체국 택배(최저 2,700원)보다 저렴하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접수하면 자체 물류 차량을 통해 인근 물류센터로 실어 나르고 더 넓은 권역을 담당하는 허브 센터와 도착지 인근 물류센터를 거쳐 최종 목적지 점포에 도착한다. 윤 MD는 "평소 납품하는 물류 차량과 기사를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 배차·운행을 하지 않아 운임료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성비를 무기로 앞세우면서 GS25의 반값택배는 지난해 이용률이 5년 전보다 130배(1,170만 건)로 불어났다. CU도 지난해 이용률이 전년 대비 90.3% 올랐다. 반값택배는 방문 고객을 늘리면서 매출 증대 효과도 보고 있다. 9일 GS25에 따르면 반값택배 누적 이용건수는 3,000만 건, 순수 집객 효과는 6,000만 명에 달한다. 배송 한 건이 생기면 물건 맡기는 사람과 찾아가는 사람 등 두 명이 편의점을 찾아오는 구조이기 때문. 특히 반값택배 이용 고객 세 명 중 한 명은 편의점 상품을 사서 이를 통한 추가 매출 효과는 지난해 기준 530억 원이었다.
우체국보다 가깝고 집 주소 노출 안 돼… 설 연휴도 운영
반값택배가 성장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은 접근성이다. 전국 1만 개가 넘는 점포가 배송 접수·수령의 창구가 되면서 우체국 택배보다 더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것이다. 중고 거래 시장 규모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값택배는 집이 아닌 인근 점포로 배송하기 때문에 집 주소가 노출되지 않아 모르는 사람과 중고 거래할 때 특히 쓸모 있다. 최근엔 배송 과정에서 허브센터 방문을 생략하는 식으로 배송 기간도 2, 3일로 줄어들고 있다.
나아가 윤 MD는 "반값택배는 연중무휴로 설 연휴까지 배송할 수 있다는 것이 경쟁사와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상온 물류차량을 쓰는 다른 업체와 달리 GS25는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저온 물류차량을 활용한다. 윤 MD는 "상온 물류차량은 납품을 건너뛰는 날이 있지만 저온 물류차량은 원래도 매일 납품을 하고 있다"며 "설 연휴에도 기존 근무 차량을 통해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설 연휴 반값택배 이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2%로 늘어 GS25는 올 설 연휴 수요도 크게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25는 앞으로 반값택배 서비스 범위를 도서산간 지역까지 넓힐 계획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제주 내륙 간 반값택배를 론칭했다. 제주 내륙 간 반값택배 운임료도 500g 기준 3,500원으로 국내 최저 수준이다. 윤 MD는 "올 3월부터는 울릉도와 백령도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전국을 아우르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해 궁극적으로는 편의점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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