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밥상'에 김건희·김혜경 올린 여야…디올이냐, 법카냐

홍민성 2024. 2. 11. 12: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공격을 총선 전략처럼 활용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김씨 기소 방침에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저급한 정치공작"(정성호 의원), "법인카드 문제를 끄집어내는 건 총선을 앞두고 흙탕물 전쟁으로 가자는 것"(윤건영 의원)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검찰, 김혜경 설 연휴 직후 기소 방침에
'법카' 의혹 대대적으로 띄우는 국민의힘
민주당은 김건희 명품 수수 의혹 총공세
수년째 오르는 '배우자 리스크'에 피로감
"여야, 배우자 문제 총선 전략으로 쓰나"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공격을 총선 전략처럼 활용하는 모양새다. 양당은 설 명절 밥상에 두 여성을 올리고자 극한의 정쟁을 벌인다. 밥상머리 민심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대표의 아내 김씨를 설 연휴 직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할 방침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설 연휴 시작 전 김씨 비판에 열을 올렸다. 민주당은 김씨 기소 방침에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저급한 정치공작"(정성호 의원), "법인카드 문제를 끄집어내는 건 총선을 앞두고 흙탕물 전쟁으로 가자는 것"(윤건영 의원) 등 강하게 반발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법인카드 문제와 명품 수수 의혹 문제는 질이 다르다"고 헀다.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앞장서 띄웠다. 한 위원장은 지난 1월 31일 기자들과 만나 "만약 민주당의 어떤 예비후보자가 법인카드를 자기 샴푸를 사고 초밥을 먹고 부인에게 준 것이 걸렸다면 공천을 할 것이냐"고 압박했다. 이어 정희용 원내대변인도 논평으로 "자영업자는 매출 감소를 버티지 못하고 마지막 생존 수단으로 폐업을 결정할 때 의혹이 불거진 것만으로도 공직에서 사퇴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석열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김 여사의 명품 수수 의혹을 유권자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리고자 열심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설 연휴 직전 방영된 KBS 특별대담에서 김 여사의 명품 수수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을 놓고 총공세를 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논평으로 "대국민 사과와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민의에 대한 대통령의 오만한 불통에 답답함을 누를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이 국민께 용서를 구할 길은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고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하겠다고 천명하는 것뿐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다.

김씨와 김 여사가 나란히 각 진영의 '리스크'로 불렸던 건 비단 오늘내일의 일이 아니다. 대선 정국이었던 2022년 3월에는 당시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배우자 문제가 어느 쪽이 더 크냐는 여론조사까지 이뤄졌을 정도다. 이 시기는 김 여사의 허위 경력 논란, 김씨의 공무원 사적 심부름 논란이 불거졌을 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국민일보 의뢰로 성인 1012명을 상대로 진행했던 이 조사(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43%는 김 여사, 41.1%는 김씨의 문제가 더 크다고 답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김 여사와 김씨 문제를 마치 총선 전략처럼 활용하는 것 같다"며 "민생에는 하등 도움 안 되는 정쟁에 국민의 정치 혐오만 늘어날까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한 의원실 선임비서관은 "정치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여야가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기자가 만난 시민들도 피로감을 호소했다. 대학원생 박모(28)씨는 "의혹의 실체가 있다면 수사기관이 수사해서 재판에 세우면 되지, 몇 년을 배우자 문제로 싸우는 건지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여의도 직장인 이모(38)씨는 "정치권이나 소위 '정치병자' 빼고는 배우자 문제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관심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