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아닌가" 주변 오해에 더 고통…HIV는 어떤 질환?
치료제 발전…비감염인과 유사한 생애주기
"긍정적인 시선으로 검진과치료 독려해야"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질병 자체보다 감염자에 대한 오해와 사회적 낙인이 더 큰 문제로 여겨지는 질환이다. 흔히 혼동하는 에이즈(AIDS)와 다른 질환이며, 치료제의 발전으로 인해 정기 검진 및 치료로 충분히 평범한 일상이 가능해졌다.
11일 질병관리청의 'HIV·AIDS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국내 신규 HIV 감염인은 2018년 1206명, 2019년 1223명, 2020년 1016명, 2021년 975명, 2022년 1066명으로 10년간 연평균 매년 약 1100명의 신규 감염인이 신고되고 있다.
2022년 국내 HIV 신규 감염인 1066명 중 남성은 92.3%(984명), 여성은 7.7%(82명)이었다. 전체 신규 감염인의 절반 이상(66.4%)이 20~30대 젊은 연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HIV는 정기 검진과 조기 치료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만성질환인 만큼, HIV 감염 취약군이라면 젊은 연령에서부터 관리가 절실하다.
HIV, 에이즈와 다른 질환…꾸준한 치료로 평범한 일상생활
HIV와 에이즈(AIDS)는 다른 질환이다. HIV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이긴 하지만, 정기적으로 검진해서 빠르게 진단 받고 꾸준히 치료받으면 에이즈로 이행되지 않는다.
HIV는 사람 몸 속에 침입해 면역세포를 파괴,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는 바이러스다. 성관계, 수혈, 오염된 주사기의 공동 사용, 수직 감염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
포옹, 함께 식사, 악수 등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특히 꾸준한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 수치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HIV-1 50 copies/㎖ 미만)로 유지하면 성관계를 통해서도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위험이 없다.
비감염인과 동일한 학교, 직장, 일상생활이 가능한 이유다. 실제로 HIV 감염인의 기대여명은 약 78세로, 비감염인의 기대여명(80세)과 유사하다. 비감염인과 동일한 생애주기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진·치료·관심으로 종식 가능…긍정적인 시선으로 검진 독려해야
HIV는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사회 구성원이 노력한다면 종식도 가능한 질환이다. 실제로 국제사회는 'Getting to Zero'(HIV 신규감염, HIV 관련 사망, HIV 관련 차별 없는 세계)를 비전으로 2030년까지 공중 보건 위협으로부터 '에이즈 유행 종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 국가들의 에이즈 관리 및 예방사업을 돕기 위해 창설된 UN산하 에이즈 전담기구인 유엔에이즈(UNAIDS)는 HIV·에이즈 종식을 목표로 2025년까지 ▲HIV 감염인의 95%가 검사를 통해 감염 인지 ▲감염인의 95%가 치료 시작 ▲치료자의 95%가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95-95-95'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역시 HIV·에이즈 검진과 치료 접근성 보장 강화를 위해 '90-90-90'을 목표로 다양한 예방관리대책을 수립하고 시행 중이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리선언문 '간청하는 믿음'을 통해 동성 커플 축복을 승인했다. HIV를 동성애와 관련된 오해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관심 가져야 하는 '감염병'으로 인식을 전환할 때다. 따뜻한 시선이 담긴 검진 독려가 필요하다.
HIV 검진은 가까운 지역 보건소에서 가능하다. 무료이고 익명으로 검사할 수 있다.
치료제 발전으로 비감염인과 유사한 생애주기 경험
HIV 감염인 역시 만성질환, 고령화에 따른 건강문제 등 비감염인과 유사한 생애 주기를 겪는다. 국내 신규 감염인의 연령은 대부분 20~30대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다중약물 관리와 약물 상호작용에 대한 영향을 최소하기 위한 미충족 수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등장한 최신 2제 요법은 기존 3제 요법 및 4제 요법에 비해 약제 개수를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약제와 유사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감염인의 삶의 질 및 만족도 향상에 기여 ▲적은 약물간 상호작용 ▲치료 비용 및 사회적 비용의 감소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HIV 감염인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HIV 감염인의 경우 심혈관계 질환 및 당뇨, 골 질환, 신장·간 질환 등 동반위험이 높아 다양한 동반질환에 대한 약물 치료 시 발생하는 약제독성과 약제 간 상호작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 약제 수를 줄인 치료제가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HIV와 에이즈 예방의 첫 단계는 6개월 마다 정기적으로 HIV 검진을 받는 것"이라며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으로 감염 취약군이 언제든 HIV 검진과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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