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재의 스마트 라이프] '새로운 헤드폰 폼팩터' 다이슨존 써보니
작동하면 미세먼지 헤드에서 걸러
바이저를 통해 맑은 공기 입으로
강력한 ANC, 대도시 출퇴근용 적합
세계적인 기술기업 다이슨이 처음으로 헤드폰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이슨 코리아에 이 제품 대여를 요청했다. 다이슨의 무선 헤드폰은 공기청정기와 결합한 제품이다. 다이슨은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헤어드라이어로 유명하다. 다이슨 제품들은 공기 역학 기술을 활용한다. 다이슨이 내놓은 ‘다이슨 존(Dyson Zone)’ 역시 공기와 관련된 제품이다. 2주간 체험했다.
▮ 출퇴근용으로 적합
다이슨 존은 대도시권에서 매일 출퇴근을 위해 두 시간 이상 복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에게 적합한 제품으로 느껴졌다. 지하철이나 광역버스가 혼잡해서 답답한 사람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였다. 대도시권은 공기질이 좋지 않고 더더군다가 지하철에는 미세먼지가 많다. 여기에 황사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되면 맑은 공기가 그리워진다. 이럴 때 다이슨 존은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다이슨 존은 생김새는 무선 헤드폰이지만 정확하게는 무선 헤드폰과 공기 청정기를 결합한 상품이다. 양쪽 귀를 막는 부분에는 에어필터가 있고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 공기 필터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공기 필터에서 걸러진 맑은 공기는 바이저(입 쪽으로 연결된 마스크)로 연결돼 코와 입으로 맑은 산소를 주입한다. 이 제품은 절반은 무선 헤드폰이고 나머지 절반은 무선 공기청정기라고 보면 된다. 바이저를 착용하고 사용하면 음악이 나오기 전에 에어필터가 돌기 시작하고 귀에서는 음악이 들린다.
기자는 2주간 사용하는 기간 동안 약 절반 정도를 출퇴근 때 실제로 착용했다. 바이저를 제거해서 사용한 것은 약 일주일이고 바이저까지 부착한 상태에서 출퇴근 때 착용했다.
바이저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했더니 우선 주위 의식이 많이 됐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많은 사람들은 내가 바이저를 착용한 것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많은 이들이 나를 쳐다볼 것 같았지만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관심이 없다. 바이저는 세상에 없는 특이한 발명품이자 공기 청정기 마스크다. 바이저는 비접촉 방식으로 입과 코에서 약간 이격될 수도 있고 완전히 밀착할 수도 있다.
▮ 놀라운 노이즈 캔슬링
우선 다이슨 존을 착용하는 순간 다른 세상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무선 헤드폰은 무선 이어폰보다 음향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에 착용한다. 음악을 틀고 무선 헤드폰을 착용하면 세상과 단절되는 느낌을 받는다. 음악 소리만 들리고 주위의 소음은 완전히 착용된다. 누군가가 불러도 듣기 어렵다. 누가 부르는 소리를 듣거나 자동차 소음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면 헤드폰을 두 번 톡톡 두드리면 ANC(적응형 노이즈 캔슬링) 모드에서 다른 소음을 들을 수 있도록 모드가 바뀐다.
기자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를 통해 출퇴근 때마다 음악 감상을 했고 탁월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베이스 음을 증폭할 수도 있고 명료한 고음에 집중할 수 있는 인핸스드(Enhanced)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인핸스드 모드는 높은 주파수를 강조하는 방식이다. 아니면 주파수 균형을 맞춘 뉴트럴 모드를 사용해도 된다.
다이슨은 고품질의 음질을 구현하기 위해 정밀하게 좌우 밸런스를 맞추고 주파수 왜곡을 줄이는 방식으로 음질 구현을 했다고 한다. 다이슨 존은 바이저가 필요 없을 때에는 이를 떼놓고 사용해도 무방하다.
다이슨 존을 사용하다가 전화를 받았을 때 선명한 음질과 끊김 없는 통화를 할 수 있었다.
▮ 마스크 아직도 쓴다면…
기자는 이 제품을 출퇴근 때 사용하면서 아직도 많은 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10명 가운데 한두 명은 외출 상태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다. 또 동시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많은 이들이 무선 이어폰이 아니라 무선 헤드폰을 착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무선 헤드폰을 착용하는 경우라면 바이저를 붙인 채로 다이슨 존을 이용해도 무방할 것 같았다. 본디 새로운 폼팩터, 새로운 상품이 등장하면 처음에는 어색하다. 레깅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레깅스를 착용할 사람을 힐끗힐끗 쳐다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그렇지는 않다. 많은 이들이 상대방의 레깅스 착용 여부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다이슨 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다이슨 존은 수년 전 개발에 들어갔고 이제 출시됐다. 다이슨 존이 개발에 들어갈 때에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로 오염된 공기, 특히 한반도에서는 황사의 영향이 많아 외출 시 공기 질에 대해 관심이 많아질 것을 예측했다. 그러던 와중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창궐했다. 코로나 사태와 같은 일은 향후에 재발할 가능성 높을 것이다.
황사,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비말을 통한 호흡기 질환 가능성, 대도시의 공기 오염 등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출퇴근 때에 다이슨 존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이슨 존의 바이저는 마스크와 같은 역할을 하고 헤드폰 헤드의 에어 필터를 통해 걸러진 맑은 공기가 헤드와 바이저를 통해 코와 입으로 전해진다.
▮ 공기청정과 음악듣기 동시에
바이저는 부착력이 매우 강하다. 바이저를 착용하면 공기청정이 진행되고 바이저는 목 아래로 내리면 공기청정 기능과 음악 듣기가 멈춘다.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리는 것처럼 바이저도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바이저는 헤드폰에서 완전히 탈락되지 않도록 자석으로 부착돼 있다. 떼어내려면 특정 지점에 힘을 가해야 한다.
다이슨 존은 헤드폰 기능만 사용하면 배터리 소모는 빨리 진행되지 않는다. 최대 50시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공기청정 기능과 음악 듣기를 동시에 한다면 3시간 이상 사용하기 힘들다. 기자는 한 번의 충전으로 출근할 때, 점심 식사하러 나갈 때, 퇴근할 때 모두 사용했는데 퇴근할 때 배터리가 모자랐다. 공기청정과 음악 듣기(특히 노이즈 캔슬링)를 사용하면 배터리는 2, 3시간을 넘지 못한다.
따라서 이 제품은 출근할 때 바이저와 헤드폰을 함께 사용했다면 출근 이후에 충전을 하고 퇴근할 때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퇴근할 때 사람 많은 곳에서 공기청정과 음악 듣기가 되지 않는 다이슨 존은 가방에 넣기도 곤란해지는 상황이 된다.
다이슨 존에는 총 11개의 마이크의 마이크가 내장돼 있고 이 가운데 8개는 주변 소음을 초당 38만4000번 모니터링한다. 최대 40db(데시벨)의 노이즈 캔슬링을 제공한다. 40db은 방 안에서 에어컨 소음 수준이다. 2개의 주변음 허용 모드 마이크가 있고 1개는 통화용 마이크다. 다이슨 앱에서는 이산화 질소, 실외 공기 지수(PM 2.5, PM 10)를 측정한다. 또 청력 보호를 위해 얼마 동안 헤드폰을 사용했는지도 그래프를 통해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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