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서 버티던 장애인 구조…광주 송정1동 '가가호호' 방문

정회성 2024. 2. 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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꿉꿉한 곰팡내 가득한 집안 바닥에는 깨끗하지 못한 이불이 깔려 있었다.

벽에 걸린 옷가지, 가지런히 벗어놓은 신발도 다 쓰러져가는 폐가에 사람이 산다는 흔적을 보여줬다.

전깃불조차 들어오지 않는 광주 광산구 송정1동의 폐가에서 한겨울을 버티던 A씨는 군 공항 소음 피해보상 절차 안내를 위해 가가호호 방문하던 공무원과 자원봉사자에 의해 발견됐다.

송정1동 행정복지센터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는 '설마 사람이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고 귀신이 나올 것만 같은 폐가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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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공항 소음 보상 안내로 위기가구 발굴 "돌봄 사각지대 해소"
홀몸 장애인이 겨울을 버티던 폐가 내부의 모습 [광주 광산구 송정1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꿉꿉한 곰팡내 가득한 집안 바닥에는 깨끗하지 못한 이불이 깔려 있었다.

벽에 걸린 옷가지, 가지런히 벗어놓은 신발도 다 쓰러져가는 폐가에 사람이 산다는 흔적을 보여줬다.

이불, 신발, 옷가지의 주인은 가족 없이 홀로 살아가는 57세 남성 A씨.

전깃불조차 들어오지 않는 광주 광산구 송정1동의 폐가에서 한겨울을 버티던 A씨는 군 공항 소음 피해보상 절차 안내를 위해 가가호호 방문하던 공무원과 자원봉사자에 의해 발견됐다.

송정1동 행정복지센터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는 '설마 사람이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고 귀신이 나올 것만 같은 폐가에 들어섰다.

놀랍게도 집 안에는 사람이 머문 흔적이 있었고, 늦은 저녁 시간대 이곳을 다시 찾은 공무원 등은 날품을 팔고 돌아오던 A씨와 마주했다.

홀몸 장애인이 겨울을 버티던 폐가 내부의 모습 [광주 광산구 송정1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족이 없는 A씨는 거리를 떠돌던 중 버려진 집에 숨어들어 이번 겨울을 버텨보기로 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A씨에게는 매달 생계 지원금이 지급됐지만, 주변 사람들의 '돈 빌려달라'는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굶지 않을 정도로 겨우 끼니만 이어왔다.

학교에 다녀본 적이 없고, 글을 읽을 줄도 모르는 A씨는 관공서를 찾아가 도움을 청해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송정1동 행정복지센터는 주민등록이 송정1동에 있는 A씨에게 임시 거처와 식사를 마련해줬다.

또 한쪽 눈을 잃은 그가 의안(義眼) 시술을 받도록 도움을 줬다.

A씨처럼 극적인 사례는 아니더라도, 송정1동에 거주하는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 '1인 중장년층' 가구는 약 400세대로 추정된다.

군 소음 피해보상 절차 안내와 연계한 위기가구 발굴 [광주 광산구 송정1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송정1동은 군공항 소음 피해보상금 신청서 접수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소음 피해보상 신청 홍보와 연계한 위기가구 발굴을 지속할 계획이다.

11일 나상석 송정1동 맞춤형복지2팀장은 "엄마와 아들, 딸 등 세 가족 모두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가정이 한 번도 지급받지 못한 군공항 소음 피해보상금을 한꺼번에 소급받도록 지원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나 팀장은 "군공항 소음 피해보상 신청 절차를 안내하면서 전기나 가스의 차단 여부 등을 살피며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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