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중사 가해자, 2차 가해 혐의로 징역 1년형 추가

순직을 인정받은 고 이예람 중사의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추모소의 지난해 2월12일 모습. /한수빈 기자

고 이예람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장모 중사(27)가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년을 추가 선고 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 2일 기각하며 형을 확정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장씨는 2021년 3월 이 중사를 강제로 추행하고는 동료들에게 허위 사실을 말해 이 중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로 신고당했다. 조심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사는 성추행 사실을 신고했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2차 가해에 시달리다 2021년 5월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군의 부실 수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2022년 5월 출범한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사건을 전면 재수사했고 장씨를 비롯한 공군 관계자들에게 부실 수사와 2차 가해 등 책임을 물어 재판에 넘겼다.

1심과 2심 법원은 장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장씨는 재판에서 “해당 발언이 전파되지 않았으므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2심 법원은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발언한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자는 소수자인 여성이고 폐쇄적인 군대 특성상 전파 가능성이 높다”며 “별것 아닌 것을 성범죄로 신고했다는 취지의 소문이 확산했고 피해자도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판단했다.

장 중사 측은 항소했지만 대법원 역시 2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