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채팅방에서 분대장에게 'ㅁㅊㄴ인가'…상관모욕죄?

강혜원 2024. 2. 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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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일)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정서현 판사)은 상관모욕죄로 기소된 B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모 군부대의 한 생활관 단체 채팅방에 "뮈지? ㅁㅊㄴ인가?"라는 메시지가 올라왔습니다.

병사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자신의 험담이 오갔다는 사실과 해당 캡처 화면을 모종의 경로로 전달받은 A씨는 B씨를 군 수사기관에 신고해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B씨는 "후임이 다른 생활관에서 자는 등 문제가 있어서 훈계한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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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무죄 판결…"편한 채팅방에서 비속어 사용 가능"
해당 병사, 제보자 색출 과정 중 후임 괴롭힘 혐의 인정
단체 채팅방 / 사진=연합뉴스

오늘(11일)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정서현 판사)은 상관모욕죄로 기소된 B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모 군부대의 한 생활관 단체 채팅방에 "뮈지? ㅁㅊㄴ인가?"라는 메시지가 올라왔습니다.

해당 군부대에서 복무하던 B씨는 분대장인 부사관 A씨가 부대 내 채팅방에 개인적인 온라인 계정을 홍보하는 글을 실수로 올리자 이 화면을 캡처했습니다.

그리고 분대원 등 18명이 있는 다른 채팅방에 캡처한 사진을 올린 뒤 황당하다는 취지로 이 같은 메시지를 달았습니다.

병사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자신의 험담이 오갔다는 사실과 해당 캡처 화면을 모종의 경로로 전달받은 A씨는 B씨를 군 수사기관에 신고해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전역한 B씨는 의정부지법에서 재판받았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군검찰과 달랐습니다. 법원은 'ㅁㅊㄴ'이라는 표현은 흔히 온라인에서 '미친놈'의 초성만 따서 사용하는 용어로 이러한 표현은 모욕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글을 올린 채팅방이 비슷한 계급의 생활관 병사들끼리 편하게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점에 재판부는 주목했습니다.

재판부는 "상관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직접 대면해 말하기 어려운 병사들이 그들 간 의사소통을 위한 채팅방 내에서 불만을 표시하며 비속어나 욕설 등을 사용하는 행위는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그것이 군의 조직 질서와 정당한 지휘체계를 문란케 할 정도가 아니라면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될 필요가 있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해당 표현은 1회에 그쳤고, 온라인에서 드물지 않게 사용되는 표현이 내포한 모욕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모욕죄 / 사진=연합뉴스

다만 법원은 B씨가 사건 직후 밀고자로 의심되는 후임을 불러 지속해 괴롭힌 혐의(면담강요)는 유죄로 보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B씨는 채팅방 험담이 사건화된 직후 후임인 C씨를 생활관 등으로 데리고 가서 "네가 사진이나 녹취 자료를 (A씨에게) 준 적 없냐"고 캐물었습니다.

C씨는 "전혀 모르겠다"고 부인했지만 B씨는 이후에도 "할 말 없냐"며 C씨를 압박했습니다.

B씨는 "후임이 다른 생활관에서 자는 등 문제가 있어서 훈계한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대화 내용으로 보면 단순한 훈계가 아니라 제보자 색출과 추궁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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