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 알츠하이머 위험 18% 낮춰"

2024. 2. 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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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는지, 아니면 알츠하이머에 덜 걸리는 남성들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할 가능성이 더 높은지를 확정하지는 못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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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 연구진, 발기부전 남성 26만명 조사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사진=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발기부전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루스 브라우어 박사 팀은 미국 신경학회 의학저널 '뉴롤로지(Neurology)'에 게재한 논문에서 비아그라나 이와 유사한 약물을 처방 받은 남성들이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남성들에 비해 수년 후에 알츠하이머에 걸리는 확률이 18%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가장 많이 처방 받은 남성들에게서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21~50개의 발기부전 약을 처방 받은 사람들은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이 44%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는지, 아니면 알츠하이머에 덜 걸리는 남성들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할 가능성이 더 높은지를 확정하지는 못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논문의 대표 저자인 브라우어 박사는 "우리는 발기부전 약들이 확실히 알츠하이머를 예방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가 미래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생각의 실마리를 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알츠하이머에 대한 발기부전 치료제의 효과를 조사하기 위한 적절한 임상 실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발기부전 진단을 받았지만 기억이나 사고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가 없는 남성 26만명 이상의 의료 기록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 중에는 실데나필(비아그라), 아바나필, 바르데나필, 타다라필 등 발기부전 치료제인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스5(PDE5)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었다. 연구진은 이 남성들 사이에서 알츠하이머가 새로 발생하는 사례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평균 5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PDE5 억제제는 정맥과 동맥을 이완시켜 혈액이 더 자유롭게 흐르게 하는 작용을 한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 약은 뇌의 혈류를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PDE5 억제제가 뇌세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화합물 '고리형 GMP(cGMP)'의 수준을 높이는 것을 보여준 다른 연구도 있었다.

옥스퍼드대 선임 임상 연구원인 이반 코이체프 박사는 "치매 예방을 위해 기존 약물을 용도 변경하는 것은 초기에 치매가 발병하는 것을 막는 유망한 전략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중대한 발전"이라고 평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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