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과 애환의 섬' 소록도…4년 만에 일반에 개방

김경인 2024. 2. 1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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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남 고흥 '소록도'는 일제강점기 한센인들의 한이 서린 애환의 섬입니다.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푸른 눈의 '두 할매 간호사'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기도 한데요.

코로나 사태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소록도가 4년 만에 개방됐습니다.

김경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전남 고흥 '소록도'.

일제강점기에는 한센병 환자 6,000여명을 강제로 격리했던 섬입니다.

검시실에서는 가족의 동의도 없이 숨진 환자를 해부했습니다.

강제로 환자들의 정관 수술과 낙태를 자행했습니다.

<배미라 / 경기도 양평> "너무 가슴 아파요. 너무 아름다운 데 비해서 그렇게 슬픈 역사가 있으니까 진짜 가슴이 많이 아파요."

감금실은 붉은 벽돌과 철창, 육중한 담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자유를 억압했던 장소입니다.

감금실은 형무소와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졌는데요.

한센병 환자들을 강제로 가두고, 때렸던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인권 유린의 공간입니다.

소록도는 슬픈 역사와는 반대로 자연경관이 빼어납니다.

아름드리 조경수 등 500여종의 식물이 식재된 중앙공원이 대표적입니다.

'한센병은 낫는다'라는 글귀가 적힌 '구라탑'에는 애환과 박애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소록도는 봉사와 헌신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오스트리아 국적의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가 한센인을 위해 40년을 봉사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두 간호사는 2005년 건강이 나빠지자 '부담을 주기 싫다'는 편지를 남기고 조용히 고국으로 돌아갔고, 마가렛은 지난해 눈을 감았습니다.

한센병 박물관은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지난 2016년 문을 열었습니다.

소록도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놨습니다.

<박형석 / 소록도주민자치회장> "소록도는 우리의 치료(치유) 공간이죠. 소록도를 관광지로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역사를 배워가는 그런 장소가 됐으면 좋겠고요."

소록도에는 주민 390여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6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 한과 애환의 섬에서 치유와 희망의 상징으로 거듭난 소록도를 배웠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소록도 #중앙공원 #박물관 #한센병 #슬픔 #애환 #검시실 #감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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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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