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범죄 은폐 시도한 공범’ 사면한 헝가리 대통령 사임
아동 성범죄를 은폐하려 시도한 보육원 부원장을 사면했다가 논란에 휘말린 커털린 노바크(46) 헝가리 대통령이 사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노바크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국영TV 연설에서 “국가 원수로서 오늘 마지막 연설을 한다. 저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노바크 대통령은 “상처받은 분들과 제가 자신들 편에 서 있지 않다고 느꼈을 피해자들에게 사과한다. 저는 어린이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노바크 대통령은 2004∼2016년 발생한 보육원 원장의 성범죄 피해자들을 상대로 입막음을 시도한 보육원 부원장 A씨를 사면했다. 앞서 A씨는 2018년 3년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노바크 대통령이 이 남성을 사면한 사실이 이달 초 언론에 보도됐고, 시민들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았다. 전날에는 약 1000명이 대통령실 앞에 모여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노바크 대통령의 사임은 취임 1년 9개월 만이다. 그는 가족부 장관으로 일하다가 2022년 5월 첫 여성이자 최연소 헝가리 대통령으로 5년 임기를 시작했다.
사면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버르거 유디트 피데스 의원도 이날 “사면과 관련한 정치적 책임을 인정한다”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에도 불출마하겠다고 했다.
노바크 대통령은 극우보수 성향 집권 여당 피데스 소속으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측근으로 꼽힌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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