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도 늙는다? 입술 얇아지고 바둑판 주름까지 [박광식의 닥터K]
'입술'도 늙는다는 사실 아십니까? 나이가 들수록 얼굴엔 '이마 주름'이나 '눈가 주름', '입가 주름' 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마찬가지로 입술도 세월의 변화를 피할 순 없습니다. 입술을 자세히 보지 않아서 몰랐던 것일뿐, 입술 모양도 나이에 따라 변하고 주름도 더 많이 생깁니다.
나이에 따른 '입술 노화'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 논문이 나왔습니다. 국제학술지 스킨 리서치 앤 테크놀로지 (Skin Research and Technology) 최근호에 실린 논문으로 LG생활건강 연구소에서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입술 형태와 색상 변화를 수치화해 분석한 첫 연구입니다.
■ 인공지능 기술로 나이에 따른 입술 변화 분석
연구팀은 20세부터 69세까지 우리나라 여성 1,000명의 입술을 찍은 고해상도 사진을 가지고 연령에 따른 입술의 형태와 주름, 색상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먼저 입술의 형태 변화를 분석해봤습니다. 안면인식 기술 알고리즘으로 입술 윤곽선을 그린 뒤 양쪽 입꼬리의 끝점을 연결해 입술의 길이를 추출하고 같은 방식으로 윗입술과 아랫입술의 높이를 따져 두께를 구했습니다.
■ 입술 얇아지고 입꼬리가 길게 늘어져
그 결과, 높은 연령대일수록 윗입술과 아랫입술의 평균 두께는 얇아지고 입술 길이는 길어지는 양상입니다. 다만 평균값이기 때문에 변화 폭이 크진 않습니다.
이번엔 개별 입술의 비율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분자는 입술 길이, 분모는 입술의 두께로 정해, 입술 길이를 두께로 나눈 값을 비교했습니다. 입술 비율은 20대에서 60대로 갈수록 확연히 커졌습니다. 이는 나이 들수록 입술 길이가 길어지고 두께는 확실히 얇아졌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입술 주변의 근육이 약해지고 입술 자체의 탄력이 떨어진 탓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피부 노화의 영향입니다.
김윤관 LG생활건강 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입술 비율은 입술 탄력과 관련된 대표적인 지표"라며, 입술이 얇아지고 옆으로 늘어나는 건 주변 조직인 입술둘레근(구륜근)이 노화로 약해진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연구팀은 주름 패턴 알고리즘을 이용해 입술 이미지에서 주름으로 인식된 도트(점) 의 수를 정량화했습니다. 윗입술과 아랫입술로 나눠 세로와 가로 방향의 주름 수치를 분석했습니다. 당연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주름은 크게 늘었습니다.
■ 바둑판처럼 촘촘한 그물망 주름 생겨
다만 주름의 형태는 좀 달랐습니다. 일반적으로 나이 들면 세로 주름 위주로 생깁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선 입술에 미세한 가로 주름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로 인해 가로 주름과 세로 주름이 만나는 연결점이 생기면서 바둑판처럼 그물망 형태의 주름이 잡혔습니다. 입술이 얇아질수록 입술이 압축되는 효과가 커져 가로 방향 주름이 많이 생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 수석연구원은 " 젊었을 때는 입술 주름의 수가 적고 세로 주름이 간격을 두고 있다면, 나이가 들면 더 진해진 세로 주름과 함께 가로 주름이 크게 늘면서 교차점이 사방에 만들어지고 그물 형태의 주름이 만들어지는 게 차이"라고 말했습니다.
■ 젊은 여성 입술 붉은 톤 우세... 나이들수록 색 옅어져
입술 색깔 변화도 살펴봤습니다. 젊은 여성의 입술은 붉은 톤이 우세했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옅어졌습니다. 세월이 입술을 창백하게 만드는 건데, 혈액순환이 젊을 때 만큼 원활하지 않다는 방증입니다.
김 수석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피부는 붉은 톤이 너무 강하면 자극을 받았거나 민감해져 안 좋게 보는데, 입술은 오히려 붉은 톤이 두드러지는 게 젊음을 나타내는 특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젊을 때는 입술이 트거나 각질이 잘 생겨 입술 관리 제품을 쓰는 반면 나이 들어선 입술이 좀 더 옅어진 탓에 붉은 색깔 립스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입술 오므리는 습관 피해야... 특히 흡연 주의!
세월의 흐름을 완전히 막을 순 없지만, 평소에 입술 관리를 잘 해주면 주름 형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먼저, '오' 발음을 할 때처럼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합니다. 이런 습관은 입술과 주변 피부 조직에 세로 주름을 형성할 수 있는데, 특히 담배를 피울 때 자주 발생합니다. 해외에서는 이를 '흡연자 주름(smoker's lines)'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 음료를 마실 때 빨대를 사용하는 습관 역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어, 이런 행동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입술도 피부처럼 '자외선 손상'
입술 역시 피부와 마찬가지로 자외선에 의해 손상될 수 있습니다. 또 건조해진 입술은 노화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입술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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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식 기자 (doct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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