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올해는 '선거의 해'…23개국 줄줄이 대선·총선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 대륙에서 올해 20개 넘는 나라가 잇따라 굵직한 선거를 치르면서 전례 없는 '선거의 해'가 될 전망이다.
11일 '아프리카 민주주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선거기구'(EISA)에 따르면 올해 아프리카에서 대선이나 총선이 있는 나라는 23개국(소말릴란드 포함)에 달한다.
대륙 동쪽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코모로가 지난달 14일 대선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아잘리 아수마니(65) 현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62.97%의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으나 대법원의 투표율 상향 조정과 불복 시위 등 잡음이 불거졌다.
서아프리카 토고는 4월 13일 총선을 치른다고 8일 밤 국영TV로 발표했다. 선거운동은 3월 28일∼4월 11일 진행되며 지방선거도 함께 치른다.
올해 5∼8월 중으로 예상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총선은 남아공의 정치·외교·경제적 위상을 감안할 때 올해 아프리카 대륙에서 중요한 선거 중 하나로 꼽힌다. 총선 이후 의회가 아프리카 맹주국 남아공의 대통령을 선출한다.
통상 다수당 대표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만큼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30년간 집권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대표인 시릴 라마포사(71)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사상 최악의 전력난과 고실업률, 심화하는 빈부 격차 등으로 ANC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져 최근에는 사상 처음으로 득표율이 50% 미만이 될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ANC가 과반 득표를 못 하면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마다가스카르와 말라위도 5월까지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6월 22일로 예정된 모리타니 대선에서는 사헬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국가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무함마드 울드 가주아니(67) 현 대통령이 재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7월 15일 대선과 총선을 치르는 르완다에서는 일찌감치 4선 도전을 공표한 폴 카가메(66) 현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크다. 르완다는 2015년 개헌으로 이번 대선부터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줄이고 한차례 중임을 허용해 카가메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2029년 대선 출마도 가능하다.
부르키나파소도 7월까지 민정 이양을 위한 대선을 실시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고 연기될 수도 있다.
10월 총선을 치르는 보츠와나도 남아공과 같이 내각책임제를 가미한 대통령제여서 총선 이후 의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한다.
모잠비크는 10월 9일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함께 치른다. 대통령의 중임을 1회까지만 허락하는 헌법에 따라 필리프 뉴시(65) 현 대통령이 3선에 도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2011년 '아랍의 봄'의 발원지 튀니지도 10월 대선을 치른다. 2022년 7월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개헌 이후 치르는 첫 선거로 카이스 사이에드 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마하마트 이드리스 데비 과도군사위원회 의장이 이끄는 차드 군정은 10월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실시해 민정 이양을 한다는 방침이지만 날짜는 미정이다.
11월에는 서아프리카 기니비사우와 국제적으로 미승인국인 소말릴란드에서 대선이, 남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대선과 총선이,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에서 총선이 각각 예정됐다.
가나의 대선은 12월 7일로, 알제리와 남수단도 같은 달 대선이 예정됐다. 2011년 수단에서 독립한 이래 첫 전국 선거를 치르는 남수단의 경우 총선과 지방선거도 함께 실시한다.
애초 이달 예정됐던 서아프리카 말리와 세네갈의 대선은 연기됐다.
말리 군정은 지난해 9월 민정 이양을 위해 이달 4일과 18일이었던 대선 1차 투표와 결선 투표를 연기한 뒤 새 선거 날짜를 아직 공표하지 않았다.
아프리카 민주주의의 '모범생'으로 평가받는 세네갈은 이달 25일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 개시 전날인 지난 3일 연기를 전격 발표한 뒤 12월 15일을 새 선거일로 결정했으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EISA는 이 밖에 동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와 아랍의 봄 이후 10년 넘게 무정부 상태가 이어진 북아프리카의 리비아도 올해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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