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원희룡 '4선 도전' 안철수 '잔류' 유승민...총선 발판 대권 노리는 與 잠룡들

김민순 2024. 2.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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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른바 '잠룡'들에게도 중대한 이벤트다.

선거에서의 활약과 성적이 대권가도 향배를 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인천 계양구 선거구가 갑·을로 분리된 이후 민주당계 후보가 주로 당선된 보수 지역의 불모지로 불리는 곳이다.

한 위원장으로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이 봉합 국면에 들어간 만큼, 대통령실과의 관계도 의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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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험지 도전 명분 이재명과 '미니대선급' 대결 
안, '이공계 출신' 맞춤형 공약으로 지역구 사수
유, 당 잔류 결정하며 '수도권 역할론' 내세워
왼쪽부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뉴스1

4·10 총선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른바 '잠룡'들에게도 중대한 이벤트다. 선거에서의 활약과 성적이 대권가도 향배를 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당 간판' 역할을 하며 벌써부터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보수진영 잠룡들로서는 저마다의 전략으로 몸값을 높이고,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셈이다.


'미니대선급' 대결로 체급 높이는 원희룡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험지' 출마를 자원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원 전 장관은 일찌감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도전장을 냈다. 2004년 인천 계양구 선거구가 갑·을로 분리된 이후 민주당계 후보가 주로 당선된 보수 지역의 불모지로 불리는 곳이다. 원 전 장관이 "돌덩이를 치우겠다"며 당과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 절차를 마치고, 이 대표 또한 공천 면접 심사를 보면서 두 사람의 대결은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천 계양을에 도전장을 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후 인천 계양구 계양산 둘레길을 찾아 등산객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인천=뉴스1

당내에서는 선거 결과와 별개로 원 전 장관의 '정치적 체급'은 한층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 계양을이 워낙 험지인 만큼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덜하고, '미니대선급' 대결로 이목이 집중될 경우 전국 선거를 지휘해야 할 이 대표의 발을 묶어두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원 전 장관은 지난 4일부터 계양산 둘레길과 지하철역 등에서 유권자를 만나는 등 바닥 민심부터 훑기 시작했다.


경기 분당갑 4선 도전하는 안철수

안철수 의원은 경기 분당갑에서 4선에 도전한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치러진 경기 분당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지역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당내 경쟁자로 꼽혔던 김은혜 전 홍보수석비서관이 옆 지역구인 경기 분당을에 공천을 신청하면서, 본선에만 집중할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안 의원은 중도 확장성을 갖춘 대표적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등 문제에 대해서도 "진솔한 입장표명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어 나가라"고 말한 바 있다. 총선에서는 의사·기업인 출신 경력을 십분 살릴 계획이다. 지역구 내 위치한 '판교 테크노밸리'에 대한 지원 공약을 적극 내세울 방침이다. 안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촘촘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판교 테크노밸리를 미국 실리콘밸리에 비견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 및 교육기관 유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윤' 선봉 유승민 역할론 부상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11일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주최 110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당 잔류를 결정하면서 '총선 역할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반윤(反尹)'의 선봉에 서 있기도 하다. 당내 일각에서는 수도권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중도층에 소구력이 높은 유 전 의원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가 나설 경우 '반윤'을 자처한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 바람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여권의 반발을 감수하고 그를 전격 기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위원장으로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이 봉합 국면에 들어간 만큼, 대통령실과의 관계도 의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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