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멀쩡했는데 단 3일 만에 "안 들려"…노사연도 앓았다는 '이 병'
[편집자주]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입니다. 작은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소중한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지난해 하반기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강 기사를 갈무리해 소개합니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난청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변화라 여기지만 최근에는 젊거나 특별한 외상이 없이 난청이 찾아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특히, 그중에서도 3일 만에 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돌발성 난청'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발병해 주의가 요구된다. 가수 노사연은 몇 년 전 방송에서 '돌발성 난청'으로 청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비행기를 탄 것처럼 한 쪽 귀가 들리지 않았다"(가수 이하이) "원인 모를 소음과 구토로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개그우먼 김숙). 이처럼 돌발성 난청은 '천의 얼굴'을 가진 질환이기도 하다.
돌발성 난청은 특별한 원인 없이 3일 이내에 갑자기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난청)을 말한다. 순음청력검사에서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난청이 발생할 때 진단한다. 주로 바이러스 감염이나 달팽이관(와우)·내이 등 귀속 혈관 문제로 발병하지만, 자가면역질환, 약물 부작용, 청신경 종양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나 모임, 술 약속이 많은 연초에도 돌발성 난청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김창우 강동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일부 연구에서 추운 날씨가 바이러스 감염을 불러 돌발성 난청 위험을 더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돌발성 난청은 청력 저하가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귀에 물이 찬 듯한 이충만감 △내게만 '삐~', '윙~' 하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 △어지럼증을 초기 증상으로 느끼는 경우도 있다. 평소보다 갑자기 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이명, 이충만감 등이 생기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성(性)이나 좌우(왼쪽, 오른쪽 귀)에 따른 빈도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된다.
돌발성 난청은 이비인후과에서 드문 '응급질환'으로 꼽힌다. 돌발성 난청은 3분의 1은 정상 청력을 회복하지만 3분의 1은 청력이 부분만 회복되고, 나머지는 전혀 회복하지 못하는 등 치료 예후가 극명히 갈린다. 이를 결정 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치료 시기'다. 김 교수는 "난청이 발생하고 3일 이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고 늦어도 1주일 이내에는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며 "2주 이상 지난 경우 치료 결과가 눈에 띄게 나빠진다"고 강조했다.
돌발성 난청은 초기 염증을 잡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쓰고 경우에 따라 혈액순환 개선제나 혈관 확장제, 항바이러스제, 이뇨제 등을 추가 투여해 치료한다. 만약 달팽이관에 약물이 흡수되는 정도가 일정하지 않으면 초기 치료 후 추가로 고막에 직접 스테로이드 주사를 하기도 한다. 당뇨병이 심한 환자나 스테로이드를 복용할 수 없는 환자들은 처음부터 주사 치료를 할 수 있다.
돌발성 난청과 비슷한 감각신경성 난청으로는 노화성 난청, 소음성 난청, 약물 중독성 난청, 선천성 난청 등이 있다. 난청을 방치하면 사회적으로 고립돼 우울증과 치매 위험이 커지는 만큼 보청기나 인공와우 같은 청각 보조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 교수는 "담배나 술은 달팽이관의 혈액 순환을 방해할 수 있으니 자제하고 심한 소음에 노출이 된 후에는 조용한 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며 "최근에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주변이 시끄러운 환경에서 이어폰을 사용하다 청력이 손상당하는 경우가 많다. 가급적 귀(외이도)를 막는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을 쓰고 볼륨도 최대치의 50~60% 이하로 사용하는 것이 청력을 지키는 방법"이라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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