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2.5배 커진 수소 상용차 시장..."수소 탈 것 시장은 우리가 이끈다"

강희경 2024. 2.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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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 국내 최초로 수소 지게차 상용화
HD현대, 수소전지 굴착기·휠로더·수소엔진 개발
현대차그룹, 수소 생태계 조성 속도
유럽국가들 탈탄소 중장비 사용 의무화 후 지원 확대
두산밥캣 인천 동구 지게차 공장에서 지난달 30일 박형원(오른쪽 여섯 번째) 두산밥캣코리아 사장과 이창흠(왼쪽 여섯 번째)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등이 1호 수소 지게차 출하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두산밥캣 제공

2023년 수소를 연료로 하는 승용차 시장은 주춤한 반면 수소 상용차는 전년 대비 25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차를 포함한 수소 상용차 시장은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 정부도 상용차를 중심으로 수소차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산업계는 수소 충전 인프라 확대와 규제 개혁 등 수소 연료 생태계 확대에도 정부가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소 중소장비와 상용차로 시장 공략하는 업계

두산밥캣 수소 지게차(왼쪽)과 HD현대건설기계가 개발한 15톤급 휠형 수소굴착기. 각 사 제공

두산밥캣은 지난달 30일 인천 동구 지게차 공장에서 수소 지게차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고 1호기 출하식을 가졌다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시제품 형태로 공개된 수소 지게차는 있었지만 상용화를 목표로 완제품을 출시한 것은 두산밥캣이 처음이다.

두산밥캣의 수소 지게차 1호기는 20킬로와트(㎾) 출력 연료전지를 담은 3톤(t)급 모델로 건설기계연구원에서 테스트를 거친 뒤 고려아연 울산 울주군 온산 제련소로 납품될 예정이라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두산밥캣은 올해 10㎾ 출력 연료전지를 탑재한 3t급 모델이 인증을 받으면 총 30대의 수소 지게차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 앞으로 2t과 5t급으로 제품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도 중·소형 장비인 수소전지 굴착기과 휠로더 등은 개발을 마쳤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t급 이하 중·소형 장비는 개발을 마치고 시험 운행 등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충전 인프라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 상용화 시점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30t급 이상 대형 모델은 전지 무게가 너무 무겁고 공간을 많이 차지해 전동화가 어렵기 때문에 수소 전지 대신 수소 연료 엔진 탑재를 위해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1998년부터 수소차를 연구해온 현대차그룹승용차보다 상용차와 수소 가치사슬 부분으로 눈을 돌려 수소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2013·2018년 수소차 양산 모델을 내놓은 현대차는 이후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선보이며 상용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청소 트럭과 중형 화물트럭 등으로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에이치투(HTWO)'라는 브랜드로 이름 붙인 수소에너지 생태계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모든 단계에서 최적화된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해 수소 생태계 전 과정을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수소 (대중화가) 어렵다고 하는데 누군가는 해야 하고 안 하면 뺏길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사명감을 갖고 꾸준하고 과감하게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년 전만 해도 배터리가 이렇게 큰 산업이 될지 회의적 시각이 있었지만 결국 됐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수소 상용차 생태계 확대 나서

연간 국내 수소연료전지 승용·상용차 등록 현황. 수소 승용차 등록 대수는 절반 아래로 떨어졌지만, 수소 상용차 등록 대수는 2.5배 늘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정부도 수소 상용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개최된 '제6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수소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안에 따르면 현재(2023년 11월 기준) 582대 수준인 수소버스를 2030년까지 2만1,200대로 약 36배 늘릴 계획이다. 특히 노선버스를 시내버스 외에 단거리 시외버스로 확대하는 방안을 2025년 시범 사업으로 추진하고 광역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강화한다.

이 밖에 화물·특장차 시범 사업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민간 수요를 반영해 ①수소 카캐리어(자동차 운반 차량) ②수소 냉동차와 수소 트랙터 보급 시범 사업을 이르면 올해 안에 추진한다. 또한 수소 화물차와 수소 지게차를 집중적으로 도입하는 무공해 물류 단지 발굴 사업(2024년 1개소 예정)도 점진적으로 늘린다. 수소상용차를 비롯한 수소차량을 2030까지 총 30만 대를 보급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하지만 산업계는 정부가 수소 산업에 더 힘을 모아주길 바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덜란드, 독일,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은 무공해 중장비 사용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발표하고 그에 따른 지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수소 연료 중·소 건설장비 상용화를 확대하려면 수소 연료를 활용한 상용차 도입에 필요한 인프라 보급이나 보조금 지급 등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좀 더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희경 기자 k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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