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브라우저에 AI 더한 ‘아크 서치’, 직접 써봤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는 오픈AI에서 만든 챗GPT인데요. 구글 바드, 마이크로소프트(MS) 코파일럿 등 비슷한 챗봇 형태 인공지능 서비스가 뒤를 따르고 있죠. 요즘에는 인공지능 서비스들이 모바일(안드로이드·iOS 등)로 진출하고 있는데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서비스 모두 모바일 버전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행렬에 편승한 업체 중에, 눈에 띄는 곳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브라우저 컴퍼니인데요. 애플 맥 PC를 사용한다면 익숙할 겁니다. 아는 사람만 쓴다는 아크 브라우저를 개발한 업체가 이곳이거든요. 최근 회사는 아이폰 운영체제(OS)를 지원하는 새로운 웹브라우저 ‘아크 서치’를 출시했는데요. 생성형 인공지능을 기본으로 탑재한 게 큰 특징이에요.
아크 서치, 뭐가 다르다는 거지?
사용해 보기 전까지 아크 서치가 내세우는 생성형 인공지능 검색에 큰 기대를 걸진 않았어요.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앱은 많잖아요. 그런데 아크 서치는 어딘가 다릅니다. 보통 웹브라우저 기본 검색창은 무언가를 찾거나, 웹사이트를 이동하는 데 사용하는데요. 아크 서치 검색창은 인공지능에 질문을 던지는 창구이자, 여타 웹브라우저처럼 검색하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검색 용도로 사용 가능하지만, 인공지능에 특정 주제를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검색창에 그냥 단어를 검색하면 일반적인 구글 검색 결과가 나타납니다. 인공지능에 물으려면 검색어 옆에 나타나는 ‘Browse for me’ 버튼을 누르면 돼요. 그러면 인공지능이 관련 내용을 정리해서 나만을 위한 웹페이지를 만들어 보여줍니다. 검색어는 꼭 단어가 아니어도 돼요.
저는 ‘김치를 담그는 방법(How to make kimchi)’을 입력해 봤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아크 서치가 웹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그중 참고할 만한 웹사이트 주소 6개를 잠시 보여준 뒤, 제가 원하는 김치를 담그는 방법을 소개한 웹페이지를 완성했습니다. 묻고 답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어요. 10초 안으로 하나의 웹페이지를 만듭니다.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해서 사실 놀랐습니다. 김치를 담그는 과정, 필요한 재료와 배추를 미리 손질하는 방법, 완성된 김치는 어떻게 발효시키고 저장하는지 등 내용을 포괄적으로 정리했더군요. 단순히 텍스트만 제공하면 지루하고 잘 읽히지 않을 텐데요. 아크 서치는 도움이 될 만한 이미지와 동영상, 웹사이트 링크를 함께 첨부해서 보여줘요.
단,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한글 검색을 지원하지 않아요. 한글로 입력하면, 웹페이지 로딩창에서 멈춥니다. 꽤 오래 기다려 봤는데, 끝끝내 결과물을 보여주지 않더라고요. 이뿐 아니라 모든 메뉴가 영어로만 이뤄져 있어요. 언어 변경 메뉴가 없어서 다른 언어는 선택할 수 없어요. 아마 아직 초기 버전이라 지원 언어가 영어로 한정된 것 같아요.
아이폰 친화적인 디자인 요소
아크 브라우저의 가장 큰 특징은 감성적인 디자인과 센스가 돋보이는 구성에 있어요. 아크 서치에서도 이러한 면모를 조금이나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색상을 사용하면서도 정제된 느낌이 강합니다. 필요한 곳에 색상 배치를 잘한 것 같아요. 메인 화면만 보더라도 가운데 로고는 화려하지만, 나머지 부위 색은 모두 차분합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탭 전환 기능입니다. 보통 웹브라우저는 열려 있는 탭을 나열해서 보여주는데요. 아크 서치는 이를 아이폰 앱 전환 기능과 똑같이 구현해 놓았습니다. 현재 열려 있는 화면이 그대로 축소되면서 뒤로 물러납니다. 좌우로 스크롤하면 열려 있는 다른 탭과 겹쳐지는 점, 위로 쭉 끌어당기면 종료되는 점 모두 아이폰 탭 전환처럼 작동해요.
편의성을 위해 모든 버튼을 화면 하단에 배치한 점도 흥미롭습니다. 스마트폰은 위아래 길이가 길기에 버튼이 화면 상단에 달려 있으면 한 손으로 누르기 어려운데요. 아크 서치는 버튼이 모두 아래에 있어서 한 손 터치가 가능합니다. 물론 단점도 있어요. 디자인 때문인지 웹페이지 주소창을 숨겨놨어요. 우측 화살표 버튼을 눌러야 보입니다.
아크 서치, 일부 기본기가 아쉽다
아쉽지만 아크 서치는 기본기가 다소 부족합니다. 메뉴 구성이 아쉬워요. 선택지가 적습니다. 화면 하단 화살표 버튼을 누르면 읽기 모드, 페이지에서 찾기, 주소 복사, 공유하기 등 네 가지 버튼이 거의 전부입니다. 최소한의 기능만 넣어둔 겁니다. 크롬의 경우 이곳에 위치한 버튼이 9개에 달하고, 그 밑에 10여가지 부가 기능이 위치합니다.
세팅 옵션도 굉장히 단출합니다. 광고 차단, 쿠키 배너 차단 등 편의성 기능이 위치한 건 좋지만, 메뉴가 부족해요. 홈페이지 설정, 탭 저장 기간, 기본 검색 엔진 설정, 데이터 지우기 등 딱 기본기만 갖췄어요. 가장 아쉬운 점은 다른 웹브라우저와 연동이 안된다는 겁니다. 아크 브라우저는 물론 타사 웹브라우저에서 설정한 데이터를 동기화할 수 없어요.
이는 정말 큰 단점입니다. 요즘 웬만한 웹브라우저는 타사 브라우저 데이터 가져오기를 지원해요. 마이크로소프트 엣지가 대표적이죠. 엣지는 크롬 데이터를 그대로 가져옵니다. 또 같은 웹브라우저끼리는 데이터 연동이 돼요. PC 크롬에서 설정한 북마크, 실행한 탭 등을 모바일 크롬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요. 최우선 순위로 보완해야 할 지점 같네요.
아크 서치에 숨겨진 재미 요소
아크 서치에는 소소하지만 깨나 흥미로운 요소도 하나 있어 소개하고 싶은데요. 아크 서치는 메인 화면에 위치한 회사 로고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수 있어요. 손가락으로 스와이프하면 피젯 스피너처럼 돌아갑니다. 터치하면 커졌다가 작아지고, 쭉 눌러서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어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재밌더라고요. 애플 탭틱 엔진을 이용해, ‘드드드’하는 진동을 전달하는데 진짜 피젯 스피너를 돌리는 느낌이 나거든요. 로고를 돌리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테크플러스 윤정환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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