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끝나면 주가 오르던데…"저PBR 모멘텀 여전" [주간전망]
아시아 주요 증시 휴장, 미 증시 투심↑
미 CPI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
최근 10년 연휴 이후 상승장 다수
"긴 연휴 두려워할 필요 없어"
"저PBR 모멘텀 여전…외인 강한 매수세 확인"
이번주 국내 증시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주요 아시아 증시가 일부 휴장에 들어가는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를 지켜보며 관망세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 증시는 연휴 이후 상승장이 많았다는 점, 최근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가 자극되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11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번주 국내 증시는 오는 12일 대체 공휴일로 주식시장이 열리지 않는 가운데 중국·홍콩 춘절(12~16일), 일본 개천절(12일) 등으로 아시아 주요 증시가 휴장에 돌입한다. 다만 미국에서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된다는 점, 뉴욕증시가 기업 실적 호조와 기초체력(펀던멘털) 개선으로 상승세에 있다는 점은 다시 열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요 경제지표로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13일 현지시간), 미국 1월 산업생산·소매판매(15일), 미국 2월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 잠정(16일) 등이 대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미국 노동부가 CPI의 전월대비 수치를 기존 0.3% 상승에서 0.2% 상승으로 수정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CPI는 종합지수(헤드라인)과 근원지수(핵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안정치로 나올 전망"이라며 "다만 물가 안정폭이 크지 않아 금리인하 시점을 앞당기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기대감은 물가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지 않는 한 이미 주식시장에 반영된 상태"라고 부연했다.
증권가는 최근 뉴욕증시가 상승 랠리를 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마감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했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경기가 지나치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전형적인 '골디락스'에 진입해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 랠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 증시 상승장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기술주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기술주들이 대거 상승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 상장 기업들의 3분의 2가량이 지난주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약 80%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치인 74%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노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은 미 중앙은행 위원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도 실적 주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의 주도로 상승세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퀀트(계량분석)지표 가운데는 연휴 이후 수급에 주목할만하다. 과거 사례들을 보면 명절 연휴 이후 코스피지수는 한동안 강세 흐름을 나타낸 적이 많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4~2023년까지 설(구정 기준)·추석 명절 연휴가 끝난 뒤 코스피·코스닥 양 지수는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경우가 다수였다. 코스피의 경우 20번 중 13번이 상승장, 코스닥의 경우 14번이 상승장이었다. 특히 지난해 코스피지수는 구정 연휴 이후 첫 거래일에 1.5% 넘게 올랐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기간은 시기적으로 미국 예산안 불확실성과 셧다운(정부 업무정지) 이슈 등이 있는 반면 설 연휴의 경우 이러한 이슈가 상대적으로 적어 추석과 달리 상승 확률이 좀더 높다"며 "과거 통계를 보면 설 연휴 이후의 흐름을 두려워만 할 필요는 없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투자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저PBR주가 과열 양상에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최근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다시 들어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상대강도를 통해 향후 저PBR주들의 향방을 엿볼 수 있는데 최근 저PBR의 가파른 상승세로 1월에 이어 2월에도 가치주가 성장주 대비 수익률을 능가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기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력(모멘텀) 지속에 대한 기대를 가져도 좋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책 발표 이후 국면에서 저PBR주가 대부분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며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 중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기업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기대해볼 수 있는 곳들"이라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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