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반도체 이어 바이오…수원 발전 '시즌2'
경기도 등 참가 '협의체' 출범…"세계적인 보스턴클러스터 닮아"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삼성 월급날에는 수원 전체가 시끄럽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기도 수원은 관내에 본사가 있는 삼성전자와 함께 호시절을 보냈고 성장해왔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의 성공으로 글로벌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동안 수원은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인구 100만명을 넘었다.
이제 수원은 반도체에 바이오라는 새로운 날개를 더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11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전체 법인 지방소득세 수입의 3분의 1가량을 삼성전자로부터 받아왔다.
삼성전자가 최근 3년간 수원시에 낸 법인 지방소득세는 2021년 1천175억원, 2022년 2천141억원, 지난해 1천517억원이다.
반도체 업황 침체 여파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급감함에 따라 수원시에 낸 돈도 지난해 크게 줄었다.
같은 시기 역시 본사가 수원시에 있는 바이오기업 SD바이오센서가 수원시에 낸 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SD바이오센서가 낸 법인 지방소득세는 2019년 1천800만원, 2020년 3천만원에 불과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 개발한 자가검사키트가 미국에 공급되는 등 대성공한 이후부터는 자릿수가 달라졌다.
SD바이오센서는 2021년 64억3천200만원, 2022년 121억7천500만원, 지난해에는 53억원의 법인 지방소득세를 냈다.
반도체가 흔들린 사이 바이오가 성장한 것으로, 수원시는 영통구 이의동 일대에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병원 등이 밀집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광교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 한국 최고의 바이오단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광교 일대에는 국내 최대 식품바이오융합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와 종자·종묘 분야 대표 기업인 농우바이오, 광교테크노밸리 등이 있다. 광교테크노밸리는 2008년 준공된 첨단산업단지로, 바이오·IT·나노 관련 기업 196개 사가 입주해 있다.
SD바이오센서는 영통구 영통동에 있는 본사와 연구소를 광교 지역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2022년 7월 체결했고, 체외 진단기기 기업인 바이오노트도 주요 업무시설을 광교로 이전하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시와 투자 협약을 맺었다.
또 인근에 생명과학과와 의학과 등이 있는 아주대학교와 바이오융합학부가 있는 경기대학교에 아주대병원,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동수원병원이 있고 교통망도 잘 갖춰져 있어 시는 광교를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의 최적지로 보고 있다.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은 지난해 10월 출범한 '광교 바이오 이노베이션 밸리 추진 협의체'가 주도하고 있다.
협의체에는 수원시를 비롯해 경기도, 아주대의료원, 경기대 융합과학대학, 아주대 약학대학, 성균관대 공과대학, 한국바이오협회, CJ제일제당, SD바이오센서, 덴티움, 제노스, 혁신기업 4곳, 데일리파트너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수원시정연구원, 수원컨벤션센터 등 21개 기관이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은 지난해 3월 시의 조성 추진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아주대의료원,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실리콘밸리 지부(KSEA SVC) 등과 업무협약, 연구용역 실시, 협의체 출범 등 이제 막 시작 단계이다.
경기도도 수원시와 발을 맞추고 있다.
도는 광교테크노밸리 내 옛 바이오장기연구센터 부지를 개발해 경기도 광역 바이오클러스터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도유 재산인 해당 부지를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는데, 사업비 4천325억원(추산)을 투입해 지상 16층, 전체면적 15만2천㎡ 규모의 업무시설, 주거시설,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해 바이오 기업 유치와 스타트업·전문인력 양성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에 협력하기로 하고 지난해 8월 양측이 처음 만나 논의를 시작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달 8일 경기바이오센터에서 '광교테크노밸리 미래 비전'을 보고하고 기업 현장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 참석해 "아주대 총장 시절부터 광교에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들었으면 하는 구상을 했는데 그 꿈이 현실에 가까워진 것 같다"며 "경기도 바이오산업을 묶는 거점으로 개발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바이오단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지난해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의 케임브리지혁신센터를 찾아 "종합병원과 대학, 바이오기업이 자연 밀집된 수원의 바이오 생태계는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모델과 유사하다"며 "이곳에서 느낀 점과 상주 기업인들의 조언을 적극 반영해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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