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명절음식, 처치 곤란? 새 요리로 ‘재탄생’
전 데울 땐 프라이팬 사용해야 맛 살아
나물은 한끼만큼 나눠 얼려두면 편리
산적은 장조림, 전은 김밥…활용법 다양
차례 후 마늘 넣어 요리하면 풍미 올라
설엔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온 일가친척을 생각하며 음식을 푸짐하게 만든다. 하지만 명절이 마무리되면 남은 음식으로 고민이 깊어진다. 정성 들여 만든 음식과 귀한 과일을 오래 두고 먹을 방법은 물론, 새로운 음식으로 재탄생시킬 레시피를 알아본다.
◆쇠고기부터 과일까지 싱싱하게 두고 먹을 방법=설에는 떡국·탕국에 들어가는 사태와 양지, 산적을 만드는 우둔·설도, 찜을 만드는 갈비 등 다양한 부위의 쇠고기가 필요하다. 질긴 고기는 진공 포장한 후 0∼4℃에서 7∼21일간 숙성시키면 풍미가 좋아지고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남은 생고기는 랩으로 여러 겹 싸거나 진공 포장해 공기를 차단한 후 냉장·냉동 보관한다. 냉장고에 넣어둔 쇠고기 요리는 2∼3일 안에 소비해야 한다. 그보다 오래 두고 먹을 땐 냉동한다.
고소한 전맛을 변하게 하는 가장 큰 적은 산패다. 전이 산패되고 냉장고 안 다른 음식 냄새를 흡수하는 걸 막으려면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해야 한다. 냉동 보관하면 전 속 수분이 빠져나오는 걸 방지할 수 있다. 냉장·냉동 보관했던 전을 데울 땐 전자레인지보다 프라이팬을 사용해야 본래 맛을 재현할 수 있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할 땐 물 반컵을 함께 넣으면 촉촉함이 유지된다.
남은 나물을 한끼만큼 나눠 얼리면 데워 먹을 때 편하다. 접시에 여러 나물을 서로 섞이지 않게 올린 뒤 비닐봉지에 넣어 봉지째로 뒤집은 후 접시는 뺀다. 나물이 든 비닐봉지 밑을 접시로 받쳐 둥글넓적한 나물 뭉치 모양이 유지되도록 한다. 나물 봉지를 접시와 함께 냉동실에 넣는다. 다시 먹을 땐 언 나물 뭉치를 접시에 그대로 옮겨 담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된다.
과일은 키친타월로 한개씩 감싼 후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실에 보관한다. 특히 사과는 과일을 후숙시키는 에틸렌을 생성하기 때문에 배·단감과는 따로 보관해야 한다. 반대로 사과를 덜 익은 과일이나 떫은 감과 함께 두면 숙성에 도움을 준다. 사과는 랩으로 잘 감싸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면 오래도록 아삭한 식감이 유지된다. 권정현 농촌진흥청 과수기초기반과 농업연구사는 “상처 난 과일은 에틸렌 분비량이 많아 다른 과일과 함께 보관하기 전에 골라내야 한다”고 밝혔다.
◆명절 음식의 변신은 무죄=남은 명절 음식을 그대로 먹기 지겹다면 이를 활용해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보자. 남은 잡채는 유부주머니전골로 탈바꿈할 수 있다. 잡채를 가위로 잘라 유부주머니 안에 넣는다. 유부주머니 입구는 이쑤시개를 지그재그로 찔러 봉한다. 냄비에 유부주머니를 차곡차곡 넣고 물, 다진 마늘, 설탕, 진간장을 넣고 끓인다. 전골에 쓰지 않은 유부주머니는 냉동실에 얼려 두고 나중에 먹어도 된다.
수분이 빠져나가며 표면이 딱딱해진 쇠고기산적은 메추리알장조림으로 만드는 걸 추천한다. 물 250㎖에 간장 2스푼, 올리고당 1스푼, 설탕 1스푼을 넣고 팔팔 끓인다. 메추리알을 삶아 껍데기를 벗긴 후 육수에 넣고 조린다. 산적도 한입 크기로 잘라 넣고 10분 정도 끓인다.
전을 밥과 함께 요리하면 든든한 한끼 식사로 제격이다. 전을 활용해 김밥을 만들어보자. 먼저 밥에 참기름을 두르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다면 간장이나 고추장을 쓰면 된다. 김밥용 김에 밥과 전을 올리고 돌돌 만다. 김밥을 한입 크기로 썰어내면 완성이다.
전 볶음밥은 김밥보다 만들기 쉽다. 볶음밥에 들어갈 전은 가위나 칼로 잘게 다진다. 기름을 두른 팬에 파를 올려 파기름을 낸 후 다진 전을 넣고 함께 볶는다. 남은 나물을 잘라서 넣어도 좋다. 밥까지 넣은 후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김윤정 요리연구가는 “차례 음식에는 보통 마늘을 넣지 않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음식을 만들 때 마늘을 넣어주면 풍미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농촌진흥청,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유튜브 ‘너도요’ ‘영자씨의 부엌’ ‘집밥백선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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