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언어 천재 유튜버 ‘향문천’의 한국어 비사

신재우 기자 2024. 2.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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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어'는 거란어와 여진어에 많은 단어를 수출했고, 상호 간에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2부에서는 고대 한국어가 왜어, 거란어, 몽골어, 여진·만주어 등 주변 언어로 확산하여 전해진 현상과, 반대로 고대 한국어에 남아 있는 주변 언어의 요소를 통해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역사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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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 * ‘고구려어’는 거란어와 여진어에 많은 단어를 수출했고, 상호 간에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구려어’가 거란어나 여진어가 되거나 그 반대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친연 관계와 유연 관계를 구분하는 것, 고유어와 차용어를 구분하고 이해하는 과정은 몹시 필요합니다.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이것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어의 기원과 역사에 관한 많은 오해가 꾸준히 재생산되어 왔습니다."(54쪽)

역사언어학 분야 대한민국 최다 구독자를 보유한 언어 천재 유튜버 ‘향문천’이 한국어의 숨겨진 역사를 들려준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본격적으로 한국어사를 다루기에 앞서 한국어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던 근거 없는 통념과 오해를 바로잡고, 풍부한 사례와 친절한 해설을 통해 생소할 수 있는 역사언어학의 여러 개념에 익숙해질 기회를 마련한다.

2부에서는 고대 한국어가 왜어, 거란어, 몽골어, 여진·만주어 등 주변 언어로 확산하여 전해진 현상과, 반대로 고대 한국어에 남아 있는 주변 언어의 요소를 통해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역사에 대해 살펴본다. 또한 고려 및 조선 시대에 역관을 양성하기 위한 외국어 교육이 어떻게 행해졌는지도 소개한다.

3부에서는 고대 문헌 자료에 남아 있는 인명·지명 등의 고유명들을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재구하여 잘못된 해석들을 바로잡고, 여러 외국 문헌을 통해 신라·고려 등 과거의 국호가 어떻게 외국에 전해지고 변화해 왔는지 추적한다. 또 韓(한)이 어떻게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명칭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도 살펴본다.

4부에서는 근대화 시기 격변하던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한국어가 서양의 언어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또한 서양 문물을 우리보다 발 빠르게 받아들인 중국과 일본이 번역에 기울인 노력과 영향, 최초로 발간된 한국의 사전 및 신문, 개화기 때와 현재에 쓰이는 한국어 어휘의 차이 등에 대해서도 다룬다.

한국어의 기원에서부터 근대 이후에 이르기까지, 미처 몰랐던 역사적 사실부터 흥미진진한 TMI까지, 한국어사의 크고 작은 순간들을 유쾌하고 거침없이 풀어냈다. 또한 한국어 기원과 계통을 둘러싼 오해와 통념을 바로잡고, 역사적 사건들과 지정학적 요인이 한국어에 어떠한 변화를 주었는지 추적한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한국어가 가졌던 위상과 입지의 변화, 한국어 어휘의 다층성, 한국어가 다른 언어로 수출한 여러 어휘, 그리고 한민족의 역사를 역사언어학의 시점으로 펼쳐낸다.

"*서양의 문학 작품에서 필수적으로 다루어지는 ‘love’는 근대 일본 번역가들을 고뇌하게 만든 존재였습니다. (생략) 진위 여부에서 논란이 있으나, 번역가이기도 했던 후타바테이는 소설 속의 대사 “I love you”를 고심 끝에 “죽어도 상관없다”로 번역했다고 합니다. 같은 문장을 나쓰메가 “달이 아름답네요”로 번역했다는 설화는 유명합니다. 이러한 번역상의 고충은 당시 동양의 정서로는 “나는 너를 사랑한다”와 같은 직설적인 화법이 부자연스러웠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love라는 의미에 딱 들어맞는 마땅한 단어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기도 합니다."(234쪽)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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